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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17명중 16명 MLB 출신…높아진 용병 눈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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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이 아니면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뛰기 힘든 시대가 됐다. 용병의 활약 여부가 성적과 직결되는 분위기 속에 구단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레벨의 야구를 경험한 검증된 선수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시즌 가장 주목되는 건 용병의 '질'이다. 현재까지 10개 구단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17명 중 16명이 MLB 산하(AAA·AA·A)팀이 아닌 실제 빅리그 데뷔를 했던 선수들이다. SK 와이번스가 계약한 203㎝의 장신 투수 브록 다익손(25)만 유일하게 MLB 경험이 없다. SK가 MLB 경험 없이 4년간 팀 에이스로 활약해 준 메릴 켈리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판단이다.

국내 데뷔할 MLB 출신 용병들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잔부상, 어중간한 나이 등으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은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기아 타이거즈가 영입한 제이콥 터너(28·투수)는 상대적으로 MLB에서 살아남은 선수다. 140㎞ 후반대 싱커를 주무기로 21세에 데뷔(디트로이트 타이거스)한 후 7년 동안 여러 팀을 옮겨 다니며 369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5.37로 높은 편이지만 100이닝 이상씩을 소화했던 2013년과 2014년 평균자책점은 4점대 초중반으로 준수했다. NC 다이노스의 에디 버틀러(28·투수) 역시 비교적 경험이 많다. 23세에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한 후 5년간 263이닝 평균자책점 5.80을 기록했다. 최대 150㎞까지 나오는 패스트볼에 싱커로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불안한 제구력(9이닝 기준 4.1볼넷)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영입된 외국인 타자들의 면모는 확실히 위협적이다. 용병 3명을 모두 새로 영입한 kt wiz는 토미 조셉(28·내야수)을 잡는 데 성공했다. 조셉은 2016년과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주전 1루수로 출전하며 2년간 880타석에서 타율 0.247, 홈런 43개, OPS(출루율+장타율) 0.757을 기록한 준수한 타자다. MLB에서 조셉과 비슷한 경력과 기록을 남기고 한솥밥을 먹기도 한 다린 러프(삼성 라이온즈)의 KBO 성적(2년 타율 0.322, 64홈런)을 감안하면 kt의 공격력을 크게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와 계약한 제레미 해즐베이커 역시 2016년 224타석에서 OPS 0.775, 지난해엔 적은 기회에도 좋은 성적(61타석 OPS 1.020)을 기록했지만 올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자 한국 무대 도전을 택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 기준치가 높아진 만큼 재계약 기준도 까다로워졌다. 현재까지 재계약에 성공한 용병은 7명으로 두산 베어스(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와 삼성(러프)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쳐도 전체(30명) 중 3분의 1 정도만 살아남는다. 장수 용병 가운데 지난해 성적도 나쁘지 않았던 더스틴 니퍼트(kt)나 헨리 소사(LG 트윈스)조차 적지 않은 나이 등으로 재계약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4년부터 바뀐 외국인 선수 규정에 따라 각 구단은 총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되 2명만 한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다. 구단 운영상 용병을 많이 활용할 수 있는 '투수 2명·타자 1명' 영입이 대세로,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도 외국인 선수 17명 중 14명이 투수로 채워졌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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