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기는 어젯밤(15일)이었지만 오늘도 베트남에서는 하루종일 그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여운이 남아 있는 하노이를 연결해 자세한 뒷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도성 기자, 어제 하노이 시내에서 베트남 팬들과 함께 축구를 봤을 텐데 생생한 축제의 현장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기자]
어젯밤 저도 시내에서 베트남 팬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 열정이 2002년 우리가 공유했던 것과 비슷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이 챔피언"이라 쓰인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응원을 했고요, 골이 터졌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낯선 사람들끼리 하이파이브하고, 포옹을 하기도 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도로는 사람과 차량이 섞여 아수라장이었는데, 혼란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잡아가면서 접촉사고나 사람과 차량이 부딪히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부부젤라 같은 나팔을 너무 많이 불어서 인터뷰 할 때 목소리를 마이크에 담기가 힘들었는데요.
베트남 현지시간으로 새벽 2시쯤에 저희가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그 때까지도 길거리 곳곳에서는 소리를 지르고, 또 노래를 부르면서 축제를 즐겼습니다.
[앵커]
저희는 지금 화면으로만 보고 있지만, 이도성 기자 이야기대로 정말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의 모습,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지에서는 박항서 감독에 대한 찬사도 쏟아지고 있다고 하죠?
[기자]
동남아시아 축구대회. 이 곳에서는 이 대회가 월드컵이나 올림픽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대회로 꼽힙니다.
그런데 더구나 축구로 꿈꾸던 최고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그 감격은 최고의 찬사로 이어졌습니다.
베트남 언론들의 보도가 흥미로운데요.
마술을 부린듯 베트남 축구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며 박 감독을 마법사라 불렀고, 또 '베트남의 태양', '영적인 지도자' 이렇게까지 불렀습니다.
조금은 과도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칭찬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박항서 감독을 얼마나 존경하는 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베트남 팬들은, 우승이라는 결과를 뛰어넘어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어린 선수들을 감싸안은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앵커]
베트남의 우승이 축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은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도 전해졌기 때문이라고요.
[기자]
네, 제 등 뒤로 보이는 곳이 어제 베트남이 우승의 결실을 이뤘던 미딩 국립경기장입니다.
그리고 이쪽을 보시면 베트남 축구 연맹이 있는데요.
잠시 후 이곳에서 박항서 감독은 한국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비행기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베트남 꽝남성을 다녀왔습니다.
총리와 대기업 회장들이 함께 한 우승 축하행사였는데요.
어제도 우승 직후 총리와 함께 포옹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곳에서도 축구 우승을 베트남의 통합으로 치환하려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박항서 감독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베트남과 우리가 더 가까워졌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또한 축구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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