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오늘밤 9시반 베트남 결승 최종전…박항서 “이번에 꼭 우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베트남 한인회, 오늘 경기장서 태극기 1만장 배포

-그동안 개인이 챙겼지만..이날 태극기 장관 예고

-베트남 영웅 못 챙긴 한국 축구계에 ‘부메랑’ 되나

헤럴드경제

결승전에 앞서 기자회견하는 박항서 감독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은 15일 결승 최종전을 앞두고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박항서호는 한국시각으로 15일 오후 9시30분 홈그라운드인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상대로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벌여 동남아시아 최강자를 가린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우승을 노린다. 베트남 국가 수반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모두 이날 승리를 염원하며 ‘바캉세오(박항서의 현지식 발음)’를 외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한인회는 태극기 1만장을 준비, 15일 오후 미딘 경기장 앞에서 베트남 축구팬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박항서 감독을 응원하는 베트남 팬들이 자발적으로 태극기를 준비해 흔들었지만, 이번에는 1만장이 사전 배포돼 경기장에서 태극기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현지 교민들은 “지금만큼 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다퉈 태극기 나눠주기 자원봉사 참가 신청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 팀을 추스린 박 감독은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해 기적 같은 경기력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우즈베키스탄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한국이 결승 진출에 실패한 터라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대신 우승해달라는 국민적 염원이 일기도 했다.

헤럴드경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경기 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베트남 국민들이 거리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항서호는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준결승서 한국에 패해 3-4위전으로 밀렸고 3~4위전서 패해 4강에 머물렀다.

박 감독은 경기마다 베트남팀이 선전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패해 각각 준우승, 4강에 머무른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포부다.

동남아에서 스즈키컵 우승이 갖는 가치가 지대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박 감독의 모든 것을 건 운명의 한판이 펼쳐질 계획이다.

베트남 축구계는 애초 박 감독을 영입하면서 AFC U-23 대회 준우승이나 아시안게임 4강의 탈 동남아급 성과를 기대하진 않았다. 다만 동남아 내 최고 권위의 축구대회인 스즈키컵 우승을 열망했다.

박 감독은 전날 베트남축구연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아시안게임 때도 4강에서 패해 메달을 따지 못했는데 이번 스즈키컵에서는 꼭 정상에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정말로 목표를 향해 끝까지 싸워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나 베트남 선수들은 내일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고 내일 경기에서 베트남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보여주기 위해 잘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감독은 또 “결승 1차전 때 수만 명의 말레이시아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웠다”면서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 홈 팬들의 적극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박 감독이 발탁한 깜짝카드는 여지 없이 골을 넣거나 대단한 활약을 펼쳐 베트남 현지에서는 박 감독이 용병술의 귀재로 불린다.

이번에도 박 감독에게 ‘이번 경기의 깜짝 카드가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 선수들은 언제, 어느 경기에도 출전시키면 나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깜짝 카드 같은 것은 없고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선수를 기용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경기 때마다 주전이든 후보든 간에 대표팀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선수를 기용한다는 원칙을 몸소 실행해왔다. 자신의 선수 기용이 뛰어난 용병술로 불리는 이면에는 이와 같은 원칙이 있음을 강조한 것.

선수들에게 끈질긴 승부욕을 독려하는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그것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컨트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감독은 한국 축구 팬도 한마음으로 베트남의 우승을 열망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베트남 국민으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관심과 격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감사하다. 초라한 지도자에 의해 한국과 베트남에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베트남의 우승이 결정되면 박 감독은 과거 2002년 한국의 히딩크를 넘어서 베트남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업적은 뛰어난 인물을 외면한 한국축구협회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어 한국 축구계 개혁의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축구협회의 조직 개편 때 야심차게 유소년전략본부장을 맡았던 ‘세계적 레전드’ 박지성 선수는 지난 10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를 놓고 박지성 선수가 ‘고인 물’이 된 축구협회에 염증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