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암흑기에 빠진 한국전력의 ‘꼼수’가 과연 타당한 것일까.
어둠의 늪에 빠진 한국전력이 한국배구연맹(KOVO)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골자는 외국인 선수 추가 교체 제도에 수정하자는 것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를 허락해 달라는 뜻이다. 이에 KOVO는 13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엠배서더호텔에서 긴급 이사 간담회를 개최해 이 사안에 대한 논의에 돌입한다.
현재 외국인 선수 규정은 시즌 당 1회 교체가 가능하다. 한국전력은 이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사이먼 헐치(독일)를 영입했다. 사이먼은 팀에 합류해 지난 9월 KOVO컵 대회에서 경기까지 치렀다. 그러나 개막을 V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계약을 해지했다. 표면적으로는 사이먼의 고질적 무릎 부상이 계약 해지 이유지만, 김철수 감독의 훈련 방식을 두고 의견이 달라 서로 갈 길을 갔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에 한국전력은 급하게 아텀 스쉬코를 영입했다. 그러나 아텀이 복부 근육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 아텀은 최근 한국전력과 계약을 해지하고 팀을 떠났다. 한국전력은 이미 개막 15연패를 당하며 부진에서 탈출할 길을 잃어버렸다.
한국전력의 부진은 V리그의 흥미를 떨어트리고 있다. 매년 중하위권을 맴도는 구단에 외국인 선수까지 빠지니 한국전력의 경기는 박진감이 없다. 서재덕이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펼치며 투혼을 발휘하고 있으나, 거기까지다. KOVO가 한국전력의 요청에 긴급 이사회를 개회하는 것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규정과 관련해서는 분명 수정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 곧바로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 V리그의 현실이다. 여자부의 경우도 탄탄한 전력을 유지했던 인삼공사가 알레나의 부상과 함께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규정 보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즌 중에 규정을 개정해 곧바로 시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V리그 전력 평준화 차원에서 예외적인 부분도 있어야 하지만, 그것은 불가피한 일이 발생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한국전력의 외국인 선수 부재는 구단 사무국의 안일함이 낳은 결과이다. 규정을 몰랐던 것도 아니다. 선수 등록 시기에 따른 외국인 선수 교체, 그리고 외국인 선수 관리 등과 관련해 프로 구단답게 업무를 처리했는지 되물어야 한다.
V리그 전체 차원에서도 있어선 안 될 일이다. ‘한 번만 봐달라’는 식의 행정 제도 개정은 V리그가 프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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