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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以心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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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펑리야오 六단

조선일보

〈제12보〉(134~152)=바둑은 전형적인 개인 승부지만 국가 대결의 색깔도 띠고 있다. 지력(智力)을 겨루는 게임이다 보니 국민적 자존심과 연결되기 때문일까. 게다가 요즘처럼 연패가 계속되다 보면 승리 소식이 간절해진다. 응원차 내려온 국가대표팀 코치들이 한국기사가 출전한 세 판의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정환 불리, 강동윤은 우세. 이대로라면 홍민표 코치의 '2승' 예상이 맞아떨어질 모양이다.

흑이 ▲로 건너붙여 왔을 때 134의 붙임이 멋진 대응이었다. 여기서 흑이 참고 1도 1, 3으로 잡으러 나서는 것은 무리. 4~10의 수순으로 중앙 흑 6점이 오히려 백진에 갇힌다. 136으로 젖혀 139를 유도, 자연스럽게 리듬을 구해간다. 다만 142는 너무 모양을 냈다는 평. 참고 2도처럼 연결하는 게 간명했다.

149, 151로 흑이 실속을 차리는 동안 백은 적진을 분주히 헤집었을 뿐 이렇다 할 소득은 없다. 우중앙 일대 전투가 대략 마무리되면서 시선은 나머지 반쪽 좌중앙 대평원으로 옮겨간다. 백이 152로 젖힌 순간 이영구 강승민 오정아 등 동료 기사들의 표정에 이신전심, 이런 속마음이 읽힌다. "이 정도면 뒤집히는 일은 없겠지?"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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