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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삼성화재배 세 번째 우승 “자신감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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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안국현에 2승1패 역전승

통산 6번째 메이저 세계 타이틀

“안국현, 쉽게 보지 못할 상대다”

중국, 4년 연속 대회 정상 차지

중앙일보

중국 커제 9단(왼쪽)이 안국현 8단을 2승1패로 꺾고 2018 삼성화재배를 품에 안았다. 커제 9단은 1국에서 패한뒤 내리 2연승해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커제 9단은 이 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했다. [사진 사이버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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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커제(柯?·21) 9단이 안국현(26) 8단을 꺾고 삼성화재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커제 9단은 5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 3국에서 안국현 8단을 상대로 324수 만에 백으로 다섯집 반 승리를 거뒀다. 3일 결승전 1국에서 진 커제 9단은 4일 2국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이날 최종국을 승리로 장식하며 삼성화재배를 들어 올렸다. 2015, 16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이다.

시상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커제 9단은 “삼성화재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여섯 번째 세계대회 우승이다. 인공지능(AI)의 등장 이후 선수들 실력이 많이 성장해 우승이 어려워졌는데, 이번 삼성화재배 우승은 내가 자신감을 되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우승으로 ‘매년 세계대회에서 하나 이상 우승하자’는 목표를 달성했다. 내년에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삼성화재배 우승까지 과정이 커제 9단에게는 쉽지 않았다. 그는 “사실 결승전 직전 (중국 국내대회인) 난가배에서 결승전 3번기를 치르고 왔다. 또 감기 기운도 있어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살인적인 일정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삼성화재배를 위해 난가배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버텨보자고 마음먹었고, 결국 우승했다. 이번 결과는 운이 좋았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결승전 상대인 안국현 8단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커제 9단은 “안국현 선수는 정말 강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 후반부에도 나한테 위험했던 순간이 많았다. 내가 절대로 안국현 선수보다 실력이 낫다고 할 수 없다. 안국현은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선수고, 중국 선수들도 쉽게 보지 못할 실력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최종국에서 언제 승리를 확신했느냐고 묻자, 커제 9단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결승전 기보를 돌려보더니 “안국현 선수가 281수로 패를 해소했을 때였다. 만약 안국현이 패를 계속했다면 내가 위험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결승전 최종국은 끝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난전이었다. AI마저 마지막 승부 예측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오락가락했다. 심리적 동요를 느낀 커제 9단이 바둑알로 소리를 내고 탁자를 치는 등 산만한 행동을 하자 심판을 맡은 차수권 7단이 주의를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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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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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커제 9단은 “처음에는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지 몰랐다. 언어 소통이 순조롭지 않아 심판의 손짓을 보고 경고를 받았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 굉장히 흥분해 그런 행동을 했던 거 같은데, 앞으로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는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국현 8단은 당시 커제 9단의 행동에 대해 “바둑을 둘 때 저마다의 습관이 있는 기사가 많다. 나는 ‘그런 행동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상대에게 말리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혀 마음을 쓰지 않는다. 일부러 상대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기사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국현 8단은 이번에 세계대회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9년 입단한 안 8단은 국내 기전에선 한 차례 우승(GS칼텍스배)한 적이 있지만,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 8단은 “4강전부터 혼자 남아 대회를 치렀는데, 그 덕분에 평소보다 응원을 많이 받았고 그 힘으로 결승까지 오르게 됐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실력을 발휘한 거 같다. 다만 2국에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배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어 “곧 입대하는데, 군대를 다녀오면 실력은 줄겠지만, 다시 노력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최선을 다해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커제 9단의 우승으로 삼성화재배는 2015년부터 4년 연속으로 중국 선수에게 우승이 돌아갔다.

2015년부터 3년 동안은 중국-중국 결승 대결이었다. 한국은 4년 만에 안국현 8단이 결승에 오르며 우승 탈환을 기대했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KBS와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삼성화재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8억원이며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고양=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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