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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레알 마드리드의 위기와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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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realmadri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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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30] 레알 마드리드(이상 레알)는 세계 최고의 축구 팀 중 하나이다. 레알은 스페인 리그에서 33번 우승하였다. 숙명의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도 많이 우승했지만, 리그 우승은 25번으로 레알에 못 미친다. 레알의 위용은 클럽 팀들 간의 최강을 가리는 대회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단연 돋보인다. 레알은 총 13번 우승하였다. 이 중 한 번은 5번 연속 우승을 했고, 3번 연속 우승 또한 한 번 기록했다. 레알을 제외하고 UCL에서 3번 연속 우승한 팀은 아약스 한 팀뿐이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 '빅이어'를 차지한 팀 또한 레알이다.

레알 다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많이 우승한 팀은 AC 밀란으로 총 7번 우승하였다. 레알과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그다음이 5회 우승한 팀들(리버풀·FC 바르셀로나·바이에른 뮌헨)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의 팀들, 각 리그를 지배하는 팀들 중 어떤 팀들도 레알에 미치지 못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런 팀이다. 레알은 역대 선수 구성 면에서도 단연 최고이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뛰었고, 라울, 이에로와 같은 스페인 최고 선수들은 물론 베컴과 지단, 카카, 호나우두 같은 축구 레전드들이 뛴 팀이다.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직전 시즌 까지만 해도 호날두가 선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한 팀 또한 레알이다. 최고의 스타들은 레알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강력한 원동력이었다. 그런 레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4번의 리그 경기에서 레알은 1무3패를 기록하며 4경기째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번주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1승을 거두었지만, 상대는 조 최약체인 플젠이었다. 레알이 지난 10년간 가장 오랜 동안 라리가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2008~2009 시즌 막바지에 5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한 것이다.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5경기 모두를 패했다. 말 그대로 치욕의 5연패를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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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를 회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시즌 리그 종료 5경기를 남기고 1위 FC 바르셀로나와 2위 레알 마드리드의 승점 차는 4점에 불과했고, 두 팀은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운명의 5경기 중 첫 경기에서 레알은 치욕의 2대6 패배를 당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레알은 잔여 4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5연패로 시즌을 마감한다. 그야말로 치욕이었다. 시즌이 끝난 후에 라모스 감독은 경질되었다. 레알은 10년 만에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음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리그 5게임 연속 무승이다. 하지만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구체적 상황은 좀 다르다. 10년 전에는 시즌 막판이었고 5연패를 당했지만, 리그 2위로 마칠 만큼 그 이전까지는 비교적 잘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즌 초반이지만, 순위 또한 7위이다. 반전이 일어나서 치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챔스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팀이 불과 몇 달 만에 이런 상황을 맞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상 못했다. 물론 큰 변화가 있었다. 팀의 주축인 호날두가 팀을 떠났다. 하지만, 호날두가 아니더라도 레알의 스쿼드는 화려하다. 대부분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들이다. 호날두의 부재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사실 레알은 프리시즌 시작부터 좀 프로답지 못했다. 지단에 이어 팀을 맡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의 선장이었다. 하지만 레알이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로페테기 감독을 영입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한 후에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곧바로 축출되었다. 피해는 고스란히 스페인 대표팀에 돌아갔다. 2010 남아공월드컵 챔피언이자 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자 했던 스페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겨우겨우 16강 토너먼트에 진출 했으나, 거기까지 였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레알에서도 이어졌다. 초반에는 나쁘지 않았으나, 지금 현재 레알의 상황은 최악이다.

이번 주말 레알은 숙명의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를 치른다. 메시가 부상을 당해 빠지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서글픈 상황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마저 이기지 못한다면, 5경기 무승을 9년 만에 기록하게 된다. 9년 전 충격의 5연패를 당한 후 레알이 야심 차게 영입한 선수는 다름 아닌 호날두였다. 호날두 영입 직전에 기록했던 리그 5경기 연속 무승(연패), 그리고 호날두 이적 이후에 겪고 있는 리그 4경기 혹은 5경기 연속 무승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되고 있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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