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자 작가, 그가 표현해내는 자연 그대로의 것[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취재 안하나/영상 민진경 기자]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절 10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금보성아트센터를 찾았다.

한적함과 깔끔함이 공존하는 이곳에 초대전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권기자 작가.

권기자 작가는 “먼 길까지 오시느라 고생했다. 오는데 힘들지는 않았는지”라며 상냥한 인사를 건넨다. 이후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초대전 소개부터 작품세계, 나아가 앞으로 펼칠 작업까지 풀어내기 시작했다.

사진=권기자 작가 제공

“올여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를 만큼 무더운 날씨였다. 허나 이 더위도 작업을 하는 순간은 싹 잊었을 만큼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대전을 개최하자는 관장님의 연락을 받았고, 바쁘게 준비했다. 몸은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즐겁고 설렜고 그 결과물을 이곳에서 보고 있자니 미소가 나온다.”

그는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해냈다.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기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작품은 ‘자연’을 주제로 한다. 재료는 캔버스를 바탕으로 수성 아크릴 물감하고 오일을 섞어 그려내고 있다. 특히 어떤 한 물체를 그리기보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물감하고 오일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려 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선이 쌓이고 이 선들이 쌓여 면이 되고 마지막에는 하나의 작품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또한 권 작가는 “주제가 자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떠한 형태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허나 난 한정적으로 자연을 규정하지 않고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즉 마음속에서 자연은 내재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면 바다, 꽃이면 꽃 공간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권 작가는 자연을 그리기 전에는 우주 시리즈를 작업해 왔다.

“이전 우주시리즈 작업을 하면서 가슴 속에 자리한 어떠한 문제에 대해 인식하게 됐고, 내면에 자리한 응어리에 대해 완전 해소를 초래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본질적인 내면의 형태를 고민하던 중 가변적이고 단순한 선의 형태로 옮겨져 지금의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사진=권기자 작가 제공

그의 작품을 보면 큰 캔버스와 다양한 색감이 눈에 띈다. 보는 이들에게는 오감 만족을 주지만 작가에게는 여간 힘든 작업 일터.

“그림을 처음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큰 작업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캔버스 크기가 지금은 전혀 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초기에는 작업하는 데 시간이 오래 소요됐지만, 이제는 속도가 붙다 보니 한 달 정도면 작업을 완성한다. 색 역시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내 작품의 특징이다. 이 또한 무채색에서 컬러풀로 바뀌었다.”

안주하지 않는 권 작가는 또 다른 작품을 내년을 준비할 계획이다. 물론 지금 하는 작품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전시가 끝난 뒤 다음 전시는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내년 3월인데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이다. 또 새로운 작업을 준비 중인데 잘 될지 모르겠다. 아까 언급한 것처럼 요즘은 물감하고 오일을 위에서 떨어트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아래로 떨어진 것들을 모아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려고 구상 중이다. 흘러내리는 작품과는 또 다른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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