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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갈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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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이치리키 八단 / 黑 강동윤 九단

조선일보

〈제11보〉(124~136)=강동윤은 2008년 제10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 남자 개인전 우승(2008년)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 금메달을 모두 경험했다. 바둑의 스포츠 편입 이후 실질적 활동 무대가 거의 막힌 상황에서 강동윤의 이 경력은 더욱 빛난다. 그는 또 입단 전인 2000년 제17회 잉씨배 세계청소년선수권(프라하) 주니어부서도 우승했다. 이창호나 이세돌도 강동윤만큼 다양한 형태의 세계 제패는 맛보지 못했다.

흑이 ▲로 갈라쳐 우변 백 대마를 위협하고 나선 장면. 백도 124로 흑의 후방을 차단한 후 126 급소로 반격한다. 129로는 왜 참고도 1, 3으로 끊어가지 않았을까. 9까지 절단할 수는 있지만 흑의 외곽 포위망도 완전하지 않다. 10이 양쪽을 노리는 급소로 A와 B를 맞봐 오히려 흑이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결국 132까지 백 대마는 좌중앙 본진과 연결하고, 흑은 외곽을 정비하는 것으로 타협이 이뤄졌다. 곧 한쪽이 무너질 것 같다가도 절묘한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고수들 바둑의 특징이다. 선수를 뽑아 달려간 133, 135가 절호의 삭감수여서 흑의 우세도 계속되고 있다. 136이 양쪽 흑을 노리는 또 한 번의 갈라치기. 불길은 상중앙 일대로 옮아붙는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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