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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중앙일보 '성호준의 골프인사이드'

[성호준의 골프인사이드] '중도해지OK' 라는 골프 대회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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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도해지OK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포스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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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중도해지 OK 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라는 대회 이름을 듣고 농담인줄 알았다. 설마 대회 이름에 ‘중도해지’라는 이름을 쓸까 했다. 그러나 진짜였다.

원래 대회 이름은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었다. 올 시즌 초 KLPGA 일정에 그렇게 발표됐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중도해지OK정기예금' 수신액이 많아진 기념으로 골프대회 이름을 '중도해지OK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로 바꿨다고 한다.

스폰서 마케팅은 장기적인 회사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좋다. 상품 이름을 쓰면 단기 모객 같은 느낌이 있다. 하지만 대회 이름에 상품 이름을 넣는 예는 더러 있다. 중도해지라는 부정적인 용어를 쓰는 것도 스폰서의 자유다. 기자에겐 대회 이름이 경박하게 보이긴 하지만 그건 사람 따라 다를 수 있다.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인수한 OK저축은행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튀는 이름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일으켜 더 큰 홍보 효과를 보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기자가 이런 기사를 쓰는 자체가 그들이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괜찮다. 저축은행이 큰 돈 내고 여는 대회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보기 위해 나름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다. 그 이미지는 스폰서가 안고 가면 된다. 대회 이름이 ‘중도해지OK정기예금 챔피언십’이라든지, ‘중도해지OK 오픈’이라면 그렇다.

문제는 이 대회에 또 하나의 고유명사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바로 박세리다. 다른 사람 이름 앞에 이런 부정적인 명칭을 쓰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 아무리 돈을 내고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을 후원하는 입장이어도 그렇다. 박세리가 한국 골프의 레전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게 누구라도 이름을 존중해줘야 한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과거엔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로, 현재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로 치러지고 있다. 깔끔하고 이미지도 좋다.

21일 시작하는 '중도해지OK…' 대회 우승자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 우승자 XXX”라고 불릴 것이다. 내년에는 이 대회의 이름이 바뀌었으면 한다. 중도해지OK라는 대회 명칭대로라면 중간에 해지해도 괜찮은 것 아닌가. 중도해지 OK?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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