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17일 국회에서 강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정다워기자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국회의원들까지 나섰다.
17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사당 제2소회의실은 국회의원축구연맹과 미래혁신포럼이 공동주최한 박항서 감독 초청 세미나에 참석한 이들로 붐볐다. 이날 세미나는 ‘베트남을 열광시킨 포용의 리더, 박항서 감독을 만난다’는 주제로 열렸다. 올해 베트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고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오르며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
박 감독을 만나기 위해 여야 주요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 감독과 인연이 있는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최로 세미나가 열렸고, 김무성 전 대표 같은 거물급 정치인도 자리했다. 여당의 대표인사이자 전 경남도지사였던 김두관 의원의 얼굴도 보였다. 축구계에선 김병지 팀 2002 회장과 최진철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송종국 등이 참석했다. 박 감독은 “저는 정치를 잘 모른다. 김학용 의원께서 아침을 먹자고 해서 왔는데 이렇게 큰 자리인 줄 몰랐다. 부담스럽지만 중요한 곳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축구의 변방이었던 베트남을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옮긴 박 감독의 리더십에 정치권도 크게 관심을 받는 모습이었다. 국회의원들은 30분 정도 이어진 대담에 경청하며 박 감독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했다. 민경욱 의원은 대담 후 직접 질문을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강연이 끝난 후 국회의원들은 박 감독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박 감독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풍경이었다.
박 감독이 이들 앞에서 강조한 리더십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쉽게 마음을 전달할 방법이 스킨십밖에 없다. 악수를 하기도 하고 어깨동무를 하기도 한다. 저도 합숙을 하고 시합을 준비하면 스트레스가 있지만 베트남 선수들은 아침에 눈동자가 맑다. 새롭게 힘을 얻는다. 솔선수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별한 리더십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선수의 치료를 직접 담당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감독이 강조한 또 다른 비결은 ‘존중’이다. 박 감독은 “평범하게 반바지 입고 생활하고 있다. 길거리에 나가면 저를 다 아신다. 어떤 분들은 모자를 써라, 변장을 해라 그러신다. 축구라는 것 때문에 베트남에서 사랑을 받는데 그 부분을 굳이 피할 필요가 있나 싶다. 사진 찍자는 것 외에는 하자고 하는 게 없다. 그 분들게 보답해야 한다”라며 베트남에서 받는 사랑의 소중함을 존중하고 있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선수들을 존중하는 태도도 리더십의 일부다. 박 감독은 “저는 베트남에 처음 갔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놨다. 철저하게 베트남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갔다. 역사, 문화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을 존중한다”라면서도 “축구의 나쁜 습관은 철저하게 고치겠다고 했다. 그 부분은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 가끔 문화적 충돌이 발생할 때가 있다. 문제에 대해 베트남 코치들과 이야기를 하고 물러설 때와 이해를 시켜야 때를 결정한다. 선수들 자존심도 지켜줘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라며 자신이 밀고 나가야 할 때엔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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