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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조덕제 사건' 반민정 "실명 공개 이유? 성폭력 쓸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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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반민정 © News1 장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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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반민정이 조덕제와 4년 간의 법정공방을 끝낸 후 실명을 공개하는 이유를 밝혔다.

13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는 조덕제와 4년 간의 법정공방을 끝낸 반민정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반민정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는 법적으로 보호받는데 이를 피해자 허락 없이 외부로 유출할 경우 그것이 비록 언론이라 하더라도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저는 지금껏 제 정보를 외부로 밝히지 않았고 처음부터 '사법시스템'을 밟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고, 제가 당한 성폭력 피해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민정은 "그런데 조덕제가 항소심 유죄선고 후 자신을 드러내면서 조덕제 본인, 가족, 지인, 나아가 인터넷카페 회원들 및 특정 언론사에 의해 제 정보는 제 의사와 상관없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조덕제가 SNS를 이용해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인신공격을 하고, 특정 언론사들이 조덕제의 발언을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도 없이 기사로 내는 것을 봤다"며 "조덕제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밟고 있었고 일부 언론이 이에 동조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민정은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왔고 저는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싶다"며 "저같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피해자들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죽고 싶은 날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확신도 많이 사라졌다"면서도 "하지만 오직 진실을 밝히겠다는 용기로 40개월을 버텼다. 이렇게 제가 살아낸 40개월이, 그리고 그 결과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저는 이 판결이 영화계의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고 밝혔다.

끝으로 반민정은 "'연기'와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은 다르고 폭력은 관행이 돼서는 안 되며,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며 "부디 제 사건의 판결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덮어 왔던 영화계 내의 성폭력을 쓸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겨 말했다.

반민정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기도 하고 배우로서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현재보다 더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연기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며 "제 제자들이 영화계로 진출할 때쯤엔 부적절하고 폭력적인 영화계의 관행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한 영화 촬영 도중 함께 연기하는 파트너인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바지 안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았다. 반민정은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다고 주장, 조덕제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신고했고 검찰은 조덕제를 기소했다.

원심에서 재판부는 조덕제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지난 10월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이 파기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민사 소송을 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킨 점,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조덕제 측은 2심에 불복해 상고장과 상고 이유서를 제출했고 검찰 역시 상고장을 냈으나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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