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지시 도중 근처 손흥민 발견, 한국 축구 선배로서의 친밀감 표시
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스로인을 준비 중인 손흥민의 머리를 살짝 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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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베트남 준결승전 경기 도중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이 한국 손흥민 선수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축구팬들은 그 모습을 보고 “손흥민이 박항서 감독의 작전 지시를 염탐하다가 걸렸다” 등의 농담을 했다. 당시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3일 베트남 국영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는 박항서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전달했다.
VN익스프레스는 각 언론사와 국내외 축구팬들의 요청한 질문을 바탕으로 박항서 감독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VN익스프레스의 진행자는 핀란드 헬싱키의 축구팬의 질문을 인용해 “한국과의 준결승 경기 당시 작전 지시를 하다가 옆에 있던 손흥민 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행동의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박항서 감독에게 물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가 잠시 중단된 순간 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려고 했다. 그때 우연히도 내가 있는 쪽으로 공이 나왔다. 당시 공의 주인은 한국팀이었고, 손흥민은 드로잉을 하기 위해 공을 가지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한국어로 작전 지시를 하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상대편 손흥민 선수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손흥민 선수가 나의 작전 지시를 염탐하려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손흥민이 상대팀 선수이기는 하나 나의 후배이기도 해 인사차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이 패한 뒤 박항서 감독이 경기장 벤치에 혼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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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실점 당시 박항서 감독 웃음의 의미에 대해서도 물었다. 매체는 다낭의 한 40대 축구팬의 질문을 인용해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베트남이 실점하고 있을 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웃음의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당시 경기 작전 시 우리 통역도 코칭스태프도 있었지만, 한국전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초반에 실점만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에는 유명한 선수들이 많아 위축된 경기가 진행될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우리(베트남) 선수들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대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우리가 어떻게 저걸(한국팀) 막느냐?’라고 말했다”며 “(웃은 건)실수라고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그때 웃음은 쓴웃음이었느냐”라고 되묻자 박항서 감독은 “우리가 실점했는데 어떻게 기쁨의 웃음일 수 있겠는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정혜인 기자 ajuchi@ajunews.com
정혜인 ajuc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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