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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폭우 속 숨 죽이던 베트남 국민들, 골 터지자 “꼴렌 박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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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베트남 대사 “지금 축구 열기는 2002년 한국 이상”

후반 25분, 기다리던 첫 골이 드디어 터졌다. 세찬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하노이 항더이 축구경기장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던 베트남 축구팬들이 ‘홍염’을 터뜨리며 기뻐했다. 0-3으로 뒤지다 만회한 골이었지만 술집과 커피숍, 식당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꼴렌 베트남(힘내라 베트남), 꼴렌 박항서(힘내라 박항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9일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한국과 맞붙었다. 베트남 전역은 이날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로 들끓었다. 앞서 베트남은 이번 대회 무실점으로 5전 전승을 이어가며 파죽지세로 4강전에 올랐다.

현지 일간 라오동은 수도 하노이에서 축구팬 수천명이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오토바이와 트럭 등을 타고 줄지어 거리를 달렸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국기와 같이 붉은색 바탕에 노란 별이 그려진 티셔츠를 맞춰 입은 팬들은 경적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며 승리를 기원했다.

호찌민, 하롱베이, 하이퐁 등 다른 주요 도시들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최대 도시 호찌민시 중심가 응우옌 후에 거리 등 전국 곳곳에서 축구팬들이 비옷을 입고 거리응원을 벌였다. 국영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는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드림은 팬들의 눈물 속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준결승전 진출도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보도했다.

하노이, 호찌민 등은 단체응원이 과열될 것을 우려해 거리 곳곳에 경찰관 1000여명을 배치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에 시작하는 경기 관람을 위해 대다수 사무실과 공장은 오후 3시 무렵 업무를 끝냈다.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2002년 월드컵 때 한국 이상”이라면서 “성적도 성적이지만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경기 수준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하노이 교민 조덕상씨는 “1-3으로 경기는 졌지만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베트남에서는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 진출한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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