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박항서 매직', 잘 싸운 베트남에 박수를[ST스페셜]

[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베트남 대표팀의 '박항서 매직'이 대한민국의 벽에 가로 막히며 막을 내렸다. 비록 그들의 여정은 준결승에서 마무리됐지만 아시아 축구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베트남의 멋진 여정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9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에서 한국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베트남은 아시안게임 최초로 결승 진출까지 넘봤으나 한국과의 격차를 실감하며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게 됐다.

패배했지만 멋진 한 판 승부였다. 베트남은 전반전 한국의 이승우, 황의조에게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후반 초반에는 또 다시 이승우에게 골을 내주며 0-3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베트남은 단지 운으로 준결승까지 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력을 통해 증명했다.

베트남은 후반 25분 한국의 문전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키커로 나선 쩐민브엉이 기가 막힌 궤적으로 처리하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조현우 골키퍼가 팔을 쭉 뻗어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골이 터지자 분위기는 급격하게 베트남 쪽으로 기울었다. 경기 내내 선수비 후역습 스타일을 유지하던 베트남은 적극적으로 치고 나오며 한국을 압박했다. 베트남의 공세에 당황한 한국 수비진은 공을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베트남은 세트피스와 선수 간 빠른 템포의 역습 플레이를 위주로 경기 막판까지 끊임없이 한국을 괴롭혔다.

하지만 베트남이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8강에서 연장 승부를 치르고 온 베트남에게는 더 이상의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2골이라는 점수 차도 베트남 선수들에게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결국 경기는 베트남의 1-3 패배로 막을 내렸다. 체력이 다한 베트남 선수들은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 하나 둘 씩 드러 누웠다. 비록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여정은 준결승에서 막을 내렸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은 그들의 플레이는 박수를 보내기에 아깝지 않았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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