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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얍! 종주국다운 발차기…`금빛 레이스`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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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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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강민성의 힘찬 발차기.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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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날 한국의 메달 사냥을 이끈 것은 역시 국기 태권도였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품새 경기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당초 목표치인 4종목 석권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시상대 위에 올라가며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을 지킬 수는 있었다. 물론 한국 선수단 전체도 '금메달 65개·종합 2위'를 향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태권도는 물론 대한민국 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먼저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한 이는 강민성(20·한국체대)이었다. 준결승에서 퐁포른 수비타야락(태국)을 8.700점 대 8.490점으로 완파한 강민성은 결승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쿠로쉬 바크티야로(이란)를 8.810점 대 8.730점으로 꺾은 강민성은 단순히 금메달 하나를 딴 것을 넘어 품새 초대 챔피언으로 영원히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맛봤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큰절을 올린 강민성은 태극기를 들고 흔들면서 관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강민성은 경기 후 "우리나라 첫 번째 금메달인지 몰랐다. 정말 감격스럽다"며 "국내에서 품새에 대해 좋지 않은 기사가 나온 것을 봐서 모든 것을 걸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경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12시간씩 걸려 보러와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강민성이 시작한 금빛 물결은 단체전으로도 이어졌다. 한영훈(25·가천대), 김선호(20·용인대), 강완진(20·경희대)으로 팀을 꾸린 남자 단체전 팀은 중국을 8.480점 대 8.020점으로 가볍게 누르고 두 번째 금메달을 땄다. 단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현지에 직접 가서 응원을 했던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금메달을 받으면서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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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종목 메달에 성공한 태권도 품새 대표팀이 코칭스태프와 함께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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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자부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딴 윤지혜(21·한국체대)는 이번 대회 한국의 1호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못내 아쉬운 표정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준결승에서 공인 품새 고려와 새 품새 비각으로 경연을 펼친 윤지혜는 8.400점을 받았지만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데피아 로스마니아르가 8.520점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태권도 대표팀 곽택용 품새 코치는 "홈 어드밴티지도 약간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국민들께 품새라는 종목의 매력을 알리게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선수들과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점수만 놓고 보면 여자 단체전에서 더욱 작은 차이가 났다. 여자 단체전에 나선 곽여원(24·강화군청), 최동아(18·경희대), 박재은(19·가천대)은 중국에 8.200점 대 8.210점으로 아깝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일단 첫날 다양하게 4개의 메달을 따낸 것으로 만족한 한국 태권도는 20일부터 열리는 겨루기(남녀 5체급)에서도 최소 6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권도 품새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도입된 종목이다. 발차기의 속도와 정확도 등이 필요한 겨루기와는 달리 전통 무예로서 경연을 펼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경기 방식은 가로, 세로 각 12m의 경기장에서 기존의 공인 품새(고려, 금강, 평원, 심진, 태백)와 새롭게 만들어진 새 품새(비각, 나르샤, 힘차리, 새별), 그리고 자유 품새를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사실 품새는 명확하게 승부를 낼 수 있는 태권도 겨루기보다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공인 품새·새 품새 채점에서는 정확성과 연출성이 4대6 비율, 자유 품새에서는 기술력과 연출성을 6대4 비율로 평가하는 품새 종목에는 겨루기 기술과 시범, 격파 기술이 다 녹아 있다는 것이 태권도인들의 설명이다. 물론 토너먼트 방식하에서 하루에 4~5번의 연기를 펼쳐야 하기에 체력적인 강인함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품새가 더욱 활성화돼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이번 아시안게임 흥행이 관건이기도 하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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