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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팀 킴’ 누르고 태극마크 단 고교동창 4인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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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팀 킴'을 누르고 새롭게 국가대표에 발탁된 춘천시청 선수단. 왼쪽부터 김민지, 김혜린, 양태이, 김수진, 이승준 코치. 이승준 코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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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토끼띠 4인방이 뭉쳐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팀 킴’을 누르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지 스킵(주장)이 이끄는 춘천시청은 18일 진천선수촌 컬링장에서 열린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경북체육회(스킵 김은정)를 10-3으로 눌렀다. 경북체육회는 평창올림픽에서 ‘영미’ 열풍을 일으키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은 팀이다.

춘천시청은 내년 3~4월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릴 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컬링은 호흡이 중요한 종목 특성상 1년에 한 번씩 선발전을 통해 한 팀을 통째로 국가대표로 발탁한다.

춘천시청도 의성여고 출신들로 이뤄진 ‘팀 킴’처럼 학창시절부터 끈끈히 우애를 다져왔다. 김혜린과 김민지는 의정부 민락중 1학년, 김수진은 2학년 때 컬링을 시작해 의정부 송현고로 진학했다. 여기에 회룡중 출신 양태이가 송현고로 오면서 지금의 팀이 완성됐다.

둘도 없이 친한 사이인 이들은 송현고 시절부터 성인 팀을 위협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다. 지난 해까지 2년간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은 경북체육회와 송현고의 맞대결로 열렸는데 결과는 늘 경북체육회의 승리였다.

송현고 출신 4인방이 졸업할 때가 되자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이들은 같은 팀을 원했다. 춘천시청이 4명을 한꺼번에 스카우트하면서 꿈이 이뤄졌다. 민락중-송현고에서 이들을 지도했던 이승준 코치도 춘천시청 지도자로 합류했다.

김민지는 “평창올림픽 때 현장에서 (경북체육회) 언니들이 은메달을 딴 걸 지켜봤다. 늘 배우려고 노력한다. 이번에도 이긴다는 것보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히며 “꼭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 경북체육회와 춘천시청이 벌일 선의의 경쟁이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한편, 허술한 국가대표 선발전 규정을 제대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보통 3차까지 진행하던 관례를 깨고 이번에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선발전을 1차만 진행했다. 경북체육회가 예선에서 전승을 거두고도 결승에서 딱 1경기를 져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된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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