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TF다시보기] '그것이 알고싶다' 여전히 의문만...허은정 양을 죽인 범인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그것이 알고싶다'가 10년 전에 발생한 허은정 양 실종 사건 피해자를 추적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허은정 양 실종 사망 사건, 여전히 수사중

[더팩트|박슬기 기자] '빨간 대문집'의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18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빨간 대문집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2008년 발생한 故(고) 허은정 양 납치사건을 다뤘다. 제작진은 범인 정체를 추적했다.

2008년 대구 달성군에서 발생한 허은정 양의 납치사건은 당시 충격 그 자체였다. 이웃주민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그 때 (허은정 양) 동생이 와서 막 울더라고. 할아버지가 맞아 죽었다고 그래서 무슨일이냐고 했지"라고 말을 꺼냈다.

당시 현장에 방문한 119 역시 그날 상황을 또렷히 기억했다. 119대원은 "좀 특이한 건 이불이 활짝 펼쳐진 상태로 할아버지를 덮고 있었다. 이불을 벗기고 할아버지 상태를 봤다. 온몸을 덮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 역시 똑같은 목격담을 털어놨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할아버지는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허양이 사라진 것이었다. 옆 방에서 할아버지 신음소리를 들은 첫째 손녀가 나갔다가 실종된 것이다.

경찰은 헬기, 구조견 등 대대적인 수색에 들어갔다. 추적 13일째 집과 1.7km에서 떨어진 곳에서 허양의 옷과 속옷이 발견됐다. 허 양은 좁은 길 낭떠러지 안에 숨진채로 발견됐다. 당시 사건담당 경찰은 "탐지견이 수색 중에 자꾸 산으로 올라가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8부 능선에서 시신으로 발견했다. 사체는 이미 다 부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양의 시신은 부패가 심해 사망시각을 추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법의학의는 "허양의 다발성 두개골이 분쇄골절이라고 여러조각으로 골이 나눠졌다. 또 쇄골의 골절은 집중적으로 계속 가격을 한 거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골절되고 부서진 거다. 여러차례 무자비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즉, 수차례 맞아 죽은 것이다. 또 법의학의는 "방어손상이 있다. '나는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노력했다'라는 흔적이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허양의 아버지는 "10년이 지나도 가족들한테는 잊지 못한다. 그 사람을 당시에는 잡아 죽이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지금은 그냥 이유를 알았으면 좋겠다. 왜 그랬는지"라고 말했다.

더팩트

허 양의 여동생은 당시 사건에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시 경기도에서 건설 일을 하고 있던 허양의 아버지는 아내와 이별하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두 딸을 맡겼다. 허 양의 아버지는 "수정이의 생일이라서 대구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고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상상도 못했다"며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딸이 실종된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사건이 곧 해결될 거란 희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범인의 얼굴을 본 목격자이자 피해자인 할아버지가 한 소리 때문이었다. 할아버지는 "은정이 돌아올 거다"라며 범인 정체를 잘 아는 듯이 얘기했다고 했다. 할아버지와 최초 대화를 한 경찰도 "당시 할아버지가 '됐다 가라' '경찰이 여기 왜 왔냐' '아는 사람이니까 됐다 가라' '손녀 곧 올 거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대화에서 할아버지는 "아는 사람이 때릴 수가 있나.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번복했다.

할아버지 담당의는 "뇌출혈이 있긴 했지만 인지능력, 지각능력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병원 온 지도 다 기억한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식음을 전폐한 할아버지는 끝내 범인을 밝히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다. 아울러 해당 마을도 재개발이 되면서 없어졌다. 제작진은 또 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여러 범죄심리학자들은 범인에 대해 "1명이 아닌 2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할아버지와 손녀를 때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범죄심리학자들은 "돌발 상황에서 범인의 고유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애초에 첫째 손녀를 노린 것 아닌데도 짧은 순간에 그런 공격이 나온 거면 과거에도 그런 폭력 전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평소 손녀들을 끔찍히도 아꼈다고 소문난 할아버지는 사건에 대해 끝끝내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둘째 손녀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할아버지가 당시 사건에 대해 숨긴 것 같다. 정신도 차리고 제 휴대전화 번호도 기억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허양 시체에 대해 "두피는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피가 잘 난다. 찢어진 형태에서 피 한방울 안 맞기는 힘들다. 탈의한 상태로 맞은 것이다. 범인은 곳곳에 옷가지를 버리고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범인의 몸에도 혈흔이 묻어있을 가능성도 내다봤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시체가 발견된 장소를 50~60번은 왔다갔다며 "길을 무조건 아는 사람이다. 범인은 이 안에 들어왔다. 이 고생해서 꼭대기까지 올라올 이유가 없다"며 마을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외부에서 왔으면 무조건 외부로 나간다. 허양의 집을 잘 알며 뒷산의 지리에 밝았을 것"이라며 한 명을 의심했다. 허양의 친구를 조카로 둔 남자였다. 심지어 나무에 긁힌 상처까지 있었다. 물론, 허양과 안면도 있었다. 주민은 그에 대해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대야고 다 날아다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사람이라면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용의자로 꼽힌 사람은 제작진과 마주하자마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주변 인물이지, 폭력 전과 많지, 해병대 나왔지, 좋은 조건"이라며 "사건 당일, 먹고 자고 놀다가 술취해서 돌아와 자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리에 남은 상처에 대해서는 "뽕나무 딸 때다. 그걸 따야 우리가 매실청 담그니까 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당일 그의 행적을 파악했지만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또 다른 용의자로 꼽히는 사람은 당시 용의자 몽타주와 가장 비슷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제작진과 만난 그는 사건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며 침착하게 당일 행적에 대해 설명했다.

제작진은 용의자에 대해 "마을에 살거나 과거에 살았거나, 경찰이 조사한 한 명 중에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