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전 후반에 전술 실험으로 흔들린 조직력…"의도적인 훈련"
미소 짓는 김학범 감독 |
(반둥=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김민재(전북)가 교체된 뒤 조직력이 흔들린 게 아니라 전술 훈련의 여파 때문이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김학범 호의 목표는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 달성이다.
더불어 금메달에 따라오는 병역혜택의 열매는 선수들의 승리욕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펼쳐진 조별리그 E조 1차전부터 바레인을 6-0으로 완파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태극전사들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잔디에 빨리 적응을 끝내고 전반에만 5골을 몰아치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후반 중반부터 대표팀은 바레인의 집중 공세에 잠시 흔들렸고, 실점 위기에서 '월드컵 스타' 조현우(대구)의 선방 쇼를 앞세워 무실점 승리를 만들어냈다.
전반전 내내 상대를 압도한 대표팀이 후반 중반 갑자기 밀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공교롭게도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아산무궁화)과 수비수 김민재(전북)가 후반 중반 교체된 이후 팀이 흔들리면서 팬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학범 감독은 취재진에게 대표팀이 흔들린 이유를 설명했다. 바로 '전술 실험'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후반 중반부터 선수들에게 전방 압박을 주문하지 않았다. 바레인 선수들이 우리 진영 중원까지 내려올 수 있게 일부러 공격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
김 감독은 "P2 지역(중원)에서 상대 선수들이 볼을 돌리도록 만들었다. 의도적으로 전방에서 압박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라며 "중원에서 볼을 빼앗아 단숨에 역습으로 나가는 상황을 만드는 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부러 상대 팀을 중원까지 유인한 뒤 볼을 빼앗아 단숨에 역습으로 나서는 훈련의 일환이었다.
전반에 5골이나 터트린 만큼 감독은 실전 무대에서 과감하게 전술 훈련을 펼치는 여유로움을 보여줬다.
국내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르기로 했다가 경기일정이 바뀌면서 무산된 터라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에서 김 감독은 바레인전을 '평가전'처럼 활용했다.
푹신한 잔디에서 체력 소모가 컸던 선수들은 '실전 훈련' 과정에서 바레인의 공세에 공간을 내주면서 흔들렸고, 여러 차례 위기 상황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조현우의 슈퍼세이브와 함께 후반 막판 세트피스에서 프리킥 득점까지 따내면서 '실전 훈련'의 성과를 높였다.
김학범 호는 한국시간 17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펼친다.
horn9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