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PD수첩', 조재현·김기덕 미투 재조명...피해자들의 절규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MBC ‘PD수첩’이 7일 방송된 ‘거장의 민낯, 그후’ 편을 통해 영화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미투 파동을 다시한번 조명했다.

이날 피해자들은 김기덕과 조재현에게 당한 성폭행 사실을 숨김없이 주장하고 나섰다. 여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의 모습에 공황장애가 왔다고 밝히며 김기덕과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문을 계속 두드렸다, 결국 강압적으로 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의 지인은 ”자기네 가족이 인격살인을 당하고 은혜를 이렇게 갚는다는 말을 했다. 친구가 그 기사를 보고 숨이 넘어가면서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 하더라. 며칠 동안 목소리도 안나오고 공황장애, 수면제 약을 다시 먹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검찰에 출두하며 피해자들에게 ”은혜를 이렇게 아프게 돌려주는 것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H씨의 폭로도 있었다. 그는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저에게 ‘조용히해. 밖에 아무도 몰라’라고 하며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며 ”조재현은 평온해 보였다. 이 사람이 마음 먹고 힘을 쓰면 내가 정말 다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기덕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였던 피해자 D는 ”(김기덕 감독이) 멀리서 이름을 불러서 달려갔더니, 해변이었는데 다짜고짜 ‘나랑 자자’라고 하길래 ‘네?’라고 했다“며 ”그는 ‘사귀자가 아니라 한번 자자’고 했고 마음에 들면 또 자고 섹스파트너를 하자고 했다.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당황하더라.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또한 김기덕의 영화에 참여한 한 스태프는 ‘PD 수첩’을 보고 ”(방송에서 나온 것) 그것보다 더 하다. 그분들이 나와서 얘기한 것은 수위가 조절된 것 아니냐“며 ”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배를 주무르거나, 가슴을 만지거나. 아니면 자기가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라고 하고 강제 키스를 한다“고 말했다.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재일교포 여배우도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PD 수첩’ 방송을 통해 C라는 분이 불쌍했다“며 ”나만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조재현 씨는 피해자가 얘기하는 80%는 진실이 아니라고 했다. 제가 봤을 땐 사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재현의 성폭행 피해로 정신병원까지 격리됐다며 이후 이성을 만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F는 ”약을 많이 먹었다. 아이도 못 낳을 것이다. 제가 그때 말을 했다면 조재현이 배우를 못했을 수도 있는데. 그럼 피해자들도 안 생겼을 수도 있는데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반면 조재현의 변호사는 ”(조재현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 강제적인 성폭력은 없었다고 했다. 자기 자체가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부인했다.

일반 회사원이었다는 피해자 H는 친구의 제안에 술자리를 함께했다가 조재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재현이 화장실을 가는 자신을 따라와 강제로 키스를 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조재현이)‘조용히 해’, ‘다쳐’라고 했다“며 ”이 사람이 마음 먹고 힘을 쓰거나 하면 내가 정말 다치겠구나. 오만 상상이 들었다. 그분은 이미 바지를 벗은 게 느껴졌다. 떨어지면 키스를 하고 옷을 벗기려고 하는 것이 심할 것 같았다. 가슴을 만지는, 그런 것 보다 더 큰 일을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자리를 탈출했다. H는 ”한동안 문을 다 잠그지 않으면 화장실을 가지 못했다. 방광염을 1년 넘게 달고 살았다“고 호소했다.

지난 3월 방송 이후 김기덕, 조재현의 성폭력 사건에 이목이 모였지만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수사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PD수첩’에 “수많은 사건들이 공소시효가 다 만료돼 조사할 근거가 없다”며 “근거와 절차라는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혐의사실은 공소시효 때문에 제대로 입증되지도 못한 채 그냥 잠깐 동안의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틀림없이 존재한다”며 “그런 상황이 되면 변화는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D수첩’ 측은 폭로를 해준 피해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저희는 그분들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고 약속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