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유연석이 '응답하라 1994'에 이어 다시 한번 '미스터 션샤인'으로 짝사랑 모드를 켰다. 이쯤 되면 '국민 짝사랑남'이다.
4일 방송된 tvN '미스터 션샤인' 9화에서 구동매(유연석 분)는 앞서 제물포에서 총을 들었던 지게꾼을 찾아냈다. 예전 같았으면 무자비하게 죽였겠지만 그는 지게꾼 의병에게 "궁금해서 그러는데 대체 왜 하는 거냐 그 일. 나도 목숨 내놓고 일하지만 살 궁리 먼저 하지 죽자고는 안 해 봐서. 의병 그거 돈 되는 거냐"고 물었다.
구동매는 제물포에서 자신이 의뢰 받은 인물을 죽이려고 했지만 총을 든 의병들 때문에 놓쳤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자신이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왔던 애기씨 애신(김태리 분)이었다는 걸 알게 된 그는 점차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지게꾼 의병을 살려주고 게이샤 의병을 고용했던 화월루의 주인을 고발한 것.
이후 구동매는 "살고 싶으면 지금부터 힘차게 도망쳐라. 가능하면 한성 땅에서 멀리. 살려주는 게 아니라 아직 안 죽이는 거다. 한성 바닥에서 숨소리라도 들리면 그땐 사지를 찢어놓겠다. 그리 소원이시니"라며 지게꾼 의병을 풀어줬다. 의병은 뒤돌아서 멀리 도망쳤다.
쿠도 히나(김민정 분)를 찾아간 구동매는 "죽이면 의병들이 슬퍼할 것 같아서"라며 의병을 풀어준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는 "대부분 내 앞에서 살려 달라고 하는데 죽이라고 하더라. 그 눈빛이 진짜였다"고 말했다. 쿠도 히나는 "천하의 구동매가 대체 무어에 목숨을 건 거지?"라고 물었다. 구동매는 총을 들고 의병 활동을 하던 애신을 떠올리면서도 "난 목숨 안 걸어. 목숨을 빼앗지"라고 답했다.
구동매는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조선에 원한을 갖고 일본 무신회의 한성지부장에 오른 인물이다. 무자비하게 칼을 휘두르는 냉혈인이지만 자신을 유일하게 사람 취급해 준 어린 애기씨 애신에 대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는 순정남이다. 그래서 애신의 의병 활동이 구동매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셈.
유연석으로서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2013년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애절한 짝사랑남 칠봉이 역으로 전국의 여심을 흔들었던 그는 또다시 절절한 순애보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같은 순애보라도 전혀 다른 인물로 분해 극이 가진 애절함을 배가하고 있다.
지난 8회에서도 유연석이 그린 구동매의 외사랑은 절절했다. 구동매는 복면 쓴 의병이 애신이란 걸 눈치 채고 총뿌리를 일부러 다리로 겨냥했다. 자신이 쏜 총에 맞은 이가 애신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그는 기차역에 나갔고 한성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러 애신이 오자 쓸쓸한 표정으로 "오지 말라니까"라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애신은 자신을 막아선 구동매를 향해 "비키게. 죽여 버리기 전에"라고 차갑게 말했다. 동매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그건 제가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애기씨"라고 물었다. 애신은 "그런가. 아닌 것 같은데. 난 해도 자넨 못 할 듯 싶은데"라고 답했다. 일순간 구동매의 표정은 굳어졌다. 자신의 마음을 들킨 구동매는 멀어진 애신을 등진 채 그대로 "오지 말랬더니 기어이 와서는, 그것까지 아십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정도면 가슴 아프지만 유연석에게 짝사랑 모드를 고정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홀로 사랑하는 상대를 바라보는 애절한 눈빛, 뒤에서 지켜주는 그림자 마음, 혼자 되뇌이는 절절한 속마음까지. 유연석이 짝사랑 캐릭터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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