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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완연한 반등세 KT를 바꾼 '묘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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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김진욱 감독이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kt-SK의 경기 6회말 무사 SK 5번 한동민의 2루타때 파울이라고 주장하며 심판에 어필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만년 꼴찌’ KT가 완연한 반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4일 수원 SK전에서 월간 4승(16패)째를 수확하더니 이후 지난 8일 수원 NC전까지 8경기에서 4승 3패(1무)를 기록했다. 6월 1일부터 단 3승을 거두는데 그친 KT가 단 2주 만에 그 이상 승리를 따내며 승률 4할도 회복(0.402)했다.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선수들 각자 ‘잘 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한 게 가장 크다. KT 김진욱 감독은 “안되는 것을 억지로 바꾸려다 이도저도 아닌 선수로 전락하는 우를 너무 많이 범했다. 우리팀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가 마찬가지다. 1승 1승이 시급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해서는 안될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프로에 입단해 1군 무대를 밟는 것만으로도 각자 가진 특기 한 가지씩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주력이 남달라 경기 막판 승부처 때 대주자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선수도 있고, 좌투수만 나오면 구멍난 것 같던 배트가 도깨비 방망이처럼 휘둘러지는 선수도 있다. 김 감독은 “10년 이상 1, 2군을 들락거린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것만 고치면 주전’이라는 의식이 코칭스태프와 선수 본인에게 모두 강하게 자리잡혀 있다. 우리가 그동안 실패한 원인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스포츠서울

금민철.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대표적인 인물이 올해 풀 타임 선발로 자리 잡아가는 금민철(31)이다. 2005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두산에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입단한 금민철은 넥센을 거친 13년차다. 이 중 12시즌을 한 경기 이상 1군에서 뛰었으니 이른바 ‘터지지 않은 잭팟’으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 시절인 2009년 불펜투수로 7승(2패)을 따낸 게 개인 최다승이고,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던 2010년 6승(11패)을 따내며 던진 120.2이닝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이닝이다. 그런데 올해는 17경기에서 97이닝을 소화하며 5승 5패 방어율 5.10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과 최다이닝 돌파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경험을 쌓으면서 심리적으로 단단해지기는 했지만 구위가 눈에 띄게 변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자연스럽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휘어지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고 간간히 커브와 포크볼 등을 섞어 타자를 상대한다. 금민철은 “반드시 코너워크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수 년간, 수 많은 코치들이 (금)민철이의 보더라인 제구를 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자연스럽게 휘는 포심은 어떤 타자들에게든 까다로운 구종이다. 한 가운데를 보고 던지면 홈플레이트 구석 구석을 파고 들 수밖에 없는데 간간히 무너지는 투구 밸런스로 제구가 안된다는 선입견이 생겼다. 본인도 팀도 결과적으로는 손해”라고 말했다. 안되는 제구를 잡는데 보낸 허송세월이 10년을 넘어서자 “하고 싶은 대로, 잘 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이 주문이 마법처럼 안정감을 함께 전했고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투수로 변모시켰다.

김 감독은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 이 재능에 맞춰 역할을 주면 되는데 선수 전체를 모든 것을 갖춘 만능으로 만드려던 과욕이 팀과 선수 개인에게 모두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돌아봤다. 각자 잘 하는 것에 집중하는 분위기, KT를 바꿔 놓은 묘약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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