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파 난민 강경책 연달아 내놓자 이탈리아 민심은 오히려 호응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살비니 장관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하메드 마이티그 리비아 부총리 등을 만나 난민 문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28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리비아 정부와 함께 리비아 남부 국경 바깥 지역에 난민을 수용하고 심사하는 기구의 설치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이탈리아는 물론 리비아의 난민 유입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살비니 장관은 "이탈리아도 리비아도 혼자서는 국경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리비아는 그동안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럽에 진출하는 주요 난민들의 이동 경로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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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마이티그 부총리는 리비아 국경 내 외국이 운영하는 난민센터를 세울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마이티그 부총리는 "자국 내에 외국인이 운영하는 난민 캠프를 세우는 것은 리비아 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9월 초 트리폴리에서 지중해 일대의 유럽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난민 문제에 대한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리비아 정부가 국경 내 설치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살비니 장관이 거론한 난민센터는 리비아 남부 국경과 인접한 차드, 니제르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난민센터를 자국 내에 두는 것을 용인하겠다고 밝힌 정부는 없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일부 외신은 살비니 장관이 언급한 곳은 리비아 남부 사헬 사막 지대를 가리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사실상 국경도 모호하고 공권력도 미치지 않는 무법천지다. 이런 곳에 난민센터를 둘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외신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이 밖에도 살비니 장관은 리비아 해양경찰이 난민 단속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리비아 해양경찰을 훈련시킬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는 오스트리아 등이 주장한 것처럼 리비아 일대에 유럽 국경수비대를 배치하자는 주장까지는 하지 않았다.
살비니 장관은 최근 반(反)난민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탈리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제2의 무솔리니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이탈리아 유권자들은 그가 소속된 동맹에 표를 던져주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치러진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살비니 장관이 대표로 있는 동맹은 주요 도시 14곳 가운데 9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중도좌파 민주당의 안방으로 여겨졌던 토스카나의 시에나, 피사 등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에서는 살비니 장관의 반난민 정서가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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