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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EU 16개국 미니 정상회의, 난민문제 해법두고 ‘분열’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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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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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문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서로의 입장이 얼마나 다른지만 확인했다.

이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6개국 정상들 간 비공식 만남에서 난민 수용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합의안도 나오지 않았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회담은 솔직하고 개방적이었지만 구체적인 결론이나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각국 정상들의 셈법은 제각각이어서 애초에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회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급히 만남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메르켈 총리는 현재 독일이 수용하고 있는 난민신청자들을 다른 회원국들이 받아들여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자매당인 기독사회연합(CSU)이 이미 다른 나라에서 난민신청을 한 사람의 독일 입국 금지 방안을 관철하지 못하면 연정을 깰 수 있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초 난민 분담 수용에 반대했던 헝가리·폴란드·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의 입장은 그대로여서 진척을 보기 어렵다. 이들 국가들은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독일과 국경을 접한 오스트리아에도 극우정당과 연정을 맺은 우파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경을 걸어잠그고 있어 난민 분담 수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난민 분담 수용을 거부하는 국가들에 대한 EU 차원의 재정지원을 줄여야 한다며 압박했다. 이날도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동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오늘날 우리는 이민 위기라기 보다는 정치적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인들은 유럽의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인도주의에 호소했다. 유럽 통합 리더십을 이끌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지만 정작 국내에서 난민 신청 절차를 어렵게 하고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한 리비에라 지역 검문을 강화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받는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신청자가 처음 발을 내디딘 국가가 난민 우선 수용 의무가 있다는 더블린 조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조약에 따라 아프리카·중동지역 이민자들의 유럽행 주요 기항지인 이탈리아, 그리스 당국만이 난민신청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난민신청절차를 개시하고 이 절차가 마무리되는 기간 동안의 난민수용을 다른 회원국들이 나서 분담해주기를 바란다.

EU 정상들은 유럽 외부국경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만 공감대를 형성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솅겐조약에 따른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지켜내고 싶다면 최우선 순위는 유럽 국경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확신을 주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럽 바깥에 난민신청자 대기시설 건립을 제안했다.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넘어오는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서 자국 난민신청자들의 심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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