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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스웨덴 장신군단 무너뜨릴 필승 카드는 `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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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SSIA 2018 ◆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F조 첫 경기에 나선다.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위업도, 아시아 유일 4강 경험국이라는 훈장도 스웨덴전을 망치면 별다른 의미가 없다. 게다가 이어 맞붙을 멕시코와 독일 전력이 더욱 강하기에 16강을 노린다면 스웨덴은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벽이다.

亞 첫 필드골은 우리가 해낸다

일단 큰 위기는 넘겼다. 평가전에서의 잇단 졸전도 잊혀가고, 무거웠던 몸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추세여서다. 17일 새벽 전세기를 타고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이동한 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러시아로 막 도착했을 때보다 한결 밝은 표정으로 다가올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신 감독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면서 컨디션 조절이 잘됐다"며 "훈련이 생각보다 잘 마무리됐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붙다 보니 표정이 밝아진 것 같다"면서 모처럼 밝은 웃음을 보였다.

선수들도 이전보다 확실히 강한 어조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실패를 경험한 이후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수비는 99% 완성됐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해낸다면 무실점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공격진의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수비부터 잘 준비해서 역습할 때 힘을 내겠다.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아시아 동료들이 계속해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도 신태용호를 자극하는 긍정적인 요소다. 짜임새 좋은 수비 축구로 모로코에 행운의 승리를 거두며 1994 미국월드컵 이후 무려 24년 만에 웃은 이란도, 우승 후보인 프랑스를 맞이해 선전을 펼치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칭찬을 들은 호주를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다만 이란의 득점은 상대 자책골이었고, 호주 역시 페널티킥 득점이었기에 한국은 대회 첫 아시아팀 필드골을 노린다.

'낮은' 한국, 스웨덴 높이 이겨내려면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볼가강과 오카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강의 도시'다. 원래는 그냥 노브고로드라고 불렸지만 러시아 대표적 고도인 벨리키노브고로드와 구별하기 위해 낮은 곳을 뜻하는 '니즈니(Nizhnij)'라는 명칭이 붙었고, 현재는 원래 노브고로드보다 더욱 큰 도시로 성장했다. 물론 경기가 열리는 도시의 역사일 뿐이지만 신태용호도 흘려들을 수는 없는 이야기다. 평균 신장 181.9㎝로 전체 32개국 중 19위인 한국 대표팀은 평균 신장 3위(185.7㎝)인 스웨덴에 비해 '낮은 팀'이다. 스웨덴 수비진 평균 신장은 이보다 더 큰 187㎝에 달하고, 반대로 장현수(FC 도쿄)와 김영권 등 한국 주요 수비진은 헤딩보다 발밑에 강점이 있는 선수여서 불안감이 생긴다. 스웨덴이 뒤에 틀어박혀 수비를 하거나 반대로 롱볼을 이용한 공격을 하는 것을 허용하면 '알고도 당하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니즈니노브고로드가 수로 교통을 이용해 물류 중심지로 거듭났듯이 한국도 '스피드'라는 강점을 살리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 축구의 얼굴 손흥민부터 황희찬, 이재성, 이승우 등 한국 공격진은 속도라는 측면에선 스웨덴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은 인터뷰 때마다 "스웨덴 선수들은 체격이 좋지만 움직임이 둔한 편"이라면서 "1대0, 혹은 2대0 정도로 이길 것"이라며 드높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숨김없는 스웨덴, 트릭 노리는 한국

양팀이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을 밟으며 적응 훈련을 한 17일에는 양 팀의 서로 다른 준비 모습도 눈에 띄었다.

스웨덴은 15분 공개 훈련이었지만 5분가량을 기자들에게 더 허락하는 여유를 보였다. 특히 스웨덴 코치진은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센터 서클에 조끼 10장을 4-4-2 형태로 늘어놓으며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4-4-2 두 줄 수비'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반대로 한국은 마지막까지 스스로를 숨기며 일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FI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97㎝ 장신 공격수 김신욱과 황희찬 투톱을 내세우고 손흥민과 이재성이 양 날개로 뛸 것이며,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지만 신 감독이 어떤 전술을 쓸지는 미지수다. 예컨대 라이트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뛸 수 있는고요한은 국내 평가전이었던 온두라스전 이후 주로 벤치에 머물고 있지만 상대 에이스인 에밀 포르스베리(RB 라이프치히)를 잡는 '자물쇠' 역할을 맡아 깜짝 출전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고요한의 신태용호 선발 출전 성적은 5승1무로 '불패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하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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