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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SPO 원포인트] '엉망진창' 사우디는 짧은 패스 고집해 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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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뜻하는 경기를 전혀 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4일 밤 12시(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A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에 0-5로 완패했다.

사우디도 첫 번째 경기 승리가 필요했다. 우루과이와 이집트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했고, 풀백들도 적극적으로 전진시켰다. 골을 노리겠다는 뜻이었다. 전반 초반을 지나자 그 계획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사우디는 공격 시엔 4-2-3-1이었지만 수비할 땐 4-4-2 형태로 전환한 러시아 공략에 애를 먹었다.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두 줄로 세우고 간격이 좁아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이른바 '두 줄 수비'였다. 여기에 투톱 형태로 전환한 러시아 공격수들이 압박을 펼치면서 빌드업부터 흔들렸다. 부정확한 패스가 자주 나왔고 러시아에 역습 빌미를 연이어 주고 말았다.

러시아는 스몰로프가 수비수를 등지는 움직임과 침투 움직임을 번갈아하면서 수비수를 괴롭혔고, 골로빈과 자고예프가 적극적으로 공간을 활용했다. 점유율은 사우디가 높았지만 뜻대로 경기를 푼 쪽은 러시아였다.

사우디는 역습에 연이어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격을 허용했다. 전반 12분 만에 3번의 코너킥을 줬다. 그리고 3번째 코너킥에서 결국 유리 가진스키에게 선제 실점했다. 전반 43분에도 패스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골로빈-조브닌-체리셰프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패스 연결이 나왔고, 체리셰프가 허둥거리면서 수비에 가담한 사우디 선수들을 제치고 왼발 강력한 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사우디가 마냥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니었다. 러시아의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또한 전방 압박에 흔들리면서 실수를 연이어 범했다.

러시아의 수비 뒤 공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도 전술적 실수였다. 러시아의 수비수들은 신체 조건이 좋지만 발이 빠른 선수들은 아니다. 수비 뒤 공간에서 속도 싸움을 벌이는 것이 하나의 공격 방식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수비 뒤를 노린다면 러시아의 수비진을 물러나게 유도해 러시아의 '미드필더-수비수' 사이 공간을 벌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는 짧은 패스를 고집하면서 러시아의 '두 줄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야세르 알 셰흐라니의 과감한 크로스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를 직접 노리면서 가장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으나 일회성 공격이었다.

'두 줄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중거리슛을 시도할 수도 없었다. 최소한 러시아의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까지는 가야 직접 슛을 노릴 수 있었다. 과감한 중거리 슛은 경기 중에 단 한 번, 후반 28분 알 다우사리의 슛뿐이었다.

결국 경기가 풀리지 않자 사우디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아르템 주바를 스로인 상황에서 완전히 놓쳤다. 결국 헤딩 추가 골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엔 단순한 세컨드볼 싸움에서 완전히 체리셰프를 놓치면서 그림같은 아웃사이드 킥에 실점했다. 경기 종료 직전엔 골로빈에게 프리킥 골까지 줬다.

사우디는 거의 러시아 골문 근처로 접근도 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공격이 느리고 무딘 데다가, 공격 전환 과정에서 실수를 연이어 저지른 수비수들 때문에 경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경기력은 엉망진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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