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2017-2018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패배한 뒤 두 손으로 머리를 잡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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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95] 2차전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승리했다. 122대103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워리어스는 게임을 지배했다. 스테판 커리는 3점슛 9개를 포함해 33득점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르브론 제임스는 트리플 더블급(29득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 기록으로 맹활약했지만 팀의 대패를 막지 못했다. 이로서 골든스테이트는 홈에서 펼쳐진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NBA 2년 연속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스테판 커리 /사진=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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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시리즈는 전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4년 연속 파이널 동일 팀 간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고, NBA의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두 팀은 4년간 우승을 서로 나누어 가진 상황이었고, 순수하게 순서만을 고려한다면 클리블랜드에 기회가 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을 따져보면 상황이 클리블랜드에 녹록하지 않다. 클리블랜드는 르브론의 재영입 이후 동부 콘퍼런스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지난 3년간의 클리블랜드가 아니었다. 클리블랜드의 정규시즌 동부 콘퍼런스 순위는 4위였고, 1위 토론토와는 무려 9게임이나 차이 났다. 객관적 전력상으로는 클리블랜드가 동부 콘퍼런스 파이널에 진출만 해도 선전했다고 평가받는 게 맞는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토너먼트에 들어와서 클리블랜드는 'NBA파이널 진출 DNA'를 유감없이 발휘해 기어코 결승 진출을 해냈다.
클리블랜드의 이런 선전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실 리그와 플레이오프 토너먼트는 감독이나 선수들이 게임을 운영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어찌 보면 리그는 토너먼트로 가기 위한 긴 여정이다. 따라서 충분한 호흡과 여유가 필요하다. 때로는 연패를 당하기도 또 때로는 연승을 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들이 시즌 전체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토너먼트는 다르다. 그나마 7전 4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조금의 여유가 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연패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보다 정밀한 운영전략이 필요하다.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아야 하고, 포기할 상황에서는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득실 마진을 포함한 전체적인 팀의 통계가 시리즈의 승리를 반드시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그야말로 자기 팀과 상대에 맞는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는 그런 면에서 올 시즌 아주 다른 길을 걸어 왔다.
이번 파이널 2경기를 제외하고 두 팀의 플레이오프 성적은 각각 클리블랜드가 18경기 12승 6패, 골든스테이트가 17경기 12승 5패다. 전체 승패나 승률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클리블랜드는 2번의 7차전 경기가 있었고, 골든스테이트는 1번 있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많이 달랐다.
각 경기별 최종 스코어를 기준으로 볼 때 클리블랜드는 점수 차이가 10점 이내인 소위 박빙의 경기를 12번 했다. 전체 18경기 중 3분의 2에 해당한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6경기였다. 3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치다. 또 10점 차 이상 났던 경우가 11번 있었다. 달리 말하면 4쿼터 중반 이전에 승부가 기울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골든스테이트는 그 11번 중에 8번이나 승리했다. 3쿼터의 팀이라는 별명답게 커리, 듀란트, 탐슨의 3각 편대가 폭발적인 득점을 기록해 조기에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기 막판 접전 상황이 적었다(6경기 4승 2패).
반면 클리블랜드는 10점 차 이내의 접전 승부가 전체 18번 중 10번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하지만 접전 승부에서 90%(9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킹' 르브론이 있었다. 경기 막판의 시소게임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놀라운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이다. 반면 10점 차 이상으로 점수가 벌어져서 경기가 끝났을 때는 3승 5패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가 박빙 경기를 많이 했다는 것은 팀 전력이 예전만큼 좋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클리블랜드는 동부지구 1·2위 팀인 토론토와 보스턴을 모두 상대했다. 객관적으로 팀 전력이 좋은 팀들과 맞서서 상대를 압도하며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 접전 상황으로 몰고가서 마지막에 르브론의 클러치 능력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클리블랜드의 승리 방정식이다. 특히 클리블랜드는 경기 막판 리드를 잡으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것이 금번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 아니 르브론이 보여준 힘이었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클리블랜드는 골든스테이트와의 파이널에서도 이러한 형태로 경기를 이끌어 가야만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힘을 비축해 두었다가 3쿼터부터 점수 차를 벌려 승리하면야 좋겠지만 객관적으로 힘들다. 작년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는 강 대 강으로 맞붙었다가 1승 4패로 허무하게 졌다.
클리블랜드가 이기기 위해서는 점수가 뒤지더라도 4쿼터 중반까지 한 자릿수 이내의 점수로 최대한 따라가야 한다. 그리고 1차전에서 르브론 제임스는 마이클 조던 이후 파이널 최다 득점(51점)을 기록하는 괴물 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경기 또한 자신들의 방식대로 끌고 갔고, 경기 막판 양팀은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으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확실히 클리블랜드에 유리한 상황이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승리 방정식을 풀어내는 듯했다. 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그 방정식의 마지막에 'JR 스미스'라는 변수가 나타날 줄은.
클리블랜드는 1차전으로 그 변수로 인해 더욱 난이도가 높아진 '문제'와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과연 르브론은 풀어낼 수 있을까?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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