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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NC의 야심찬 ‘항해’, 결국 표류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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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야심찬 ‘항해’, 결국 표류로 끝나나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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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2018 가슴 뛰는 여정 : 항해'를 올해 정규시즌 캐치프레이즈로 정했다. 그러나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던 NC의 항해는 녹록치 않았다. 극심한 성적 부진 속에 흔들렸고 급기야 선장을 잃고 기약 없이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NC 다이노스는 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가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의 사퇴를 발표했다. 리더십 교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 이로써 7년간의 김경문 체제도 막을 내렸다.

성적 부진이 결정적으로 김 감독의 해임에 영향을 미쳤다.NC는 올해 불펜과 타선, 수비가 전부 무너지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8승3패로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지만 4일 현재는 20승39패로 리그 최하위다. 9위 롯데와도 5.5게임차까지 벌어졌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이래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의 야구에 피로감을 표한 이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NC가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감독을, 그것도 시즌 도중에 경질했단 사실에 팬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프런트와 현장 간의 곪은 상처가 김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단 분석이 나온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불펜진의 연봉 협상을 두고 프런트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 선수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길 원했지만 프런트는 연봉 상한을 그어놓고 맞섰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들은 연봉조정 신청을 염두에 두기도 했다. 구단 요구에 따라 도장을 찍었지만 투수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또 올 시즌 외국인 선발 투수 로건 베렛의 영입 과정과 방출 요구 과정에서도 현장과 프런트간의 불통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감독이 부진한 베렛을 2군으로 내려 보내며 노골적으로 외인 투수 교체를 요구했으나 프런트가 응답하지 않으면서 골이 쌓였다.여기에 최근 제기된 김 감독의 무리한 투수 운영, 김진성 벌투 논란 등으로 부정적 여론이 만들어지자 기회를 틈 타 프런트가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김 감독 경질의 옳고 그름을 따지긴 힘들다. 중요한 건 잔여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다. 우려의 시선이 큰 건 사실이다. 감독 대행 자리를 수석 코치도 아닌 단장이 맡았다.유영준 단장은 고교 야구팀 감독 출신으로 '온화한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장충고를 맡아 '투수 혹사 없는' 강팀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하지만 현장을 떠난 지 오래고 프로 감독 경험이 없어 팀을 잘 추스를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는다.심지어 유 감독대행이 김 감독의 경질 사실을 당일에야 알았다고 설명하면서 NC 수뇌부가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일처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김평호 수석코치와 양승관 코치 등의 사의 표명으로 4일 급박하게 진행된 코치진 재편 역시 2군과 재활군에 있던 코치들을 1군으로 끌어올린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선수단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NC의 과감한 선택에 힘을 싣는 목소리도 있다. 감독은 성적표를 외면할 수 없는 자리다. 김 감독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꾀한 무리한 마운드 운영에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마운드 재건, 그리고 구단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단 주장이 나온다.

NC는 5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유 감독대행을 새 선장으로 맞이해 항해를 시작한다. 반등 모색 보다는 리빌딩이 우선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C의 이번 결단이 끝 모를 표류로 이어질지, 더 큰 바다로 나아가게 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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