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장석에서 리그 최악의 구단주로… 넥센 이장석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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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에 대한 비판이 뜨겁다.
야구팬 사이에서 이 전 대표는 '빌리장석'이라 불렸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이끌었던 단장 빌리 빈과 운영 방식이 유사하다고 해 붙여진 별명이다.
2008년부터 히어로즈와 함께 KBO리그로 입성한 그는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았던 세이버매트릭스를 기반으로 팀을 운영했다. 박병호 영입 등 실리를 추구하는 트레이드가 효과를 봤고 스폰서 하나 구하기 힘들었던 팀을 리그의 강호로 키워냈다. 2010년부터 넥센타이어와 구단 명칭 스폰서 계약을 이어오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그러나 '사기꾼'과 '혁명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했던 이 전 대표의 민낯이 드러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7년 이 전 대표가 구단 창단에 필요한 돈을 빌리는 대가로 구단 지분 40%를 대여한 뒤 이후 말을 뒤집으면서 사기 혐의로 피소된 시점부터다. 이 전 대표는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이런 와중에도 이 전 대표가 옥중에서 여전히 팀 운영에 간섭하고, 유상 증자를 통해 보유 주식 수를 늘려 구단의 최대 주주 권한을 유지하려 한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그를 향한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었다. 타 구단과의 숱한 트레이드 과정에서 뒷돈 거래가 있었단 사실이 확인됐다. 히어로즈 구단이 팀 내 핵심 선수들을 트레이드 할 때 '현금 거래가 있는 건 아니냐'는 의혹이 당시에도 불거졌었지만 그것이 사실로 확인되자 팬들의 상실감은 커졌다.
히어로즈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2건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같은 기간 모든 구단 중 최다다. 히어로즈는 창단 후 첫 4번의 트레이드를 모두 현금으로 진행하면서 리그의 균형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KBO가 나선 뒤 히어로즈는 '현금 트레이드를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지만 이는 리그와 팬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편법에 불과했다.
끝없이 유망주가 등장하는 히어로즈의 육성형 시스템은 분명 본받을 만하다. 숱한 트레이드 속에서도 히어로즈는 꾸준히 강팀으로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이것이 수뇌부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트레이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게다가 뒷돈으로 받은 6억원 가운데 0.5%인 300만원을 이 전 대표와 고형욱 단장이 인센티브 명목으로 가져갔단 문건까지 공개 되면서 이 전 대표가 야구단을 자신의 배를 불리는 데만 이용했단 것이 증명됐다.
수뇌부가 잡음을 내자 구단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성폭행 혐의를 받는 선수까지 나오는 등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신뢰에 메인 스폰서인 넥센 타이어도 다음 시즌엔 손을 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올 시즌 넥센 타이어는 경영 개선을 외치며 지원금 지급을 일시적으로 유보한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을 온전히 선수들과 야구팬들이 감당해야 한단 것이다. 당장 넥센 타이어 등 스폰서 등이 발을 빼면 간신히 구축했던 10구단 체제에 금이 갈 수 있다. KBO는 현 시점, 이 전 대표에 강력한 추가 징계를 내릴 의향은 없다. 하지만 여전히 암묵적으로 구단 운영에 손을 대고 알력을 행사하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구자의 탈을 쓴 이장석의 '신화'가 허물어지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쿠키뉴스 문대찬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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