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의 파울 홈런에도 공격적인 투구…"볼넷이 더 싫어서"
김광현 '오늘은 이긴다' |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진행(33·한화 이글스)의 타구가 왼쪽 파울 폴과 오른쪽 파울 폴을 한 번씩 살짝 벗어났다.
조금만 더 안으로 들어오면 홈런이 될 '파울 홈런 타구'였다.
타구의 궤적을 보고 씩 웃은 김광현은 다시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3회 좌월 솔로포로 김광현을 저격했던 최진행은 왼쪽 파울 홈런이 나왔던 5회에는 유격수 땅볼, 오른쪽 파울 홈런이 나온 8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광현은 "최진행 선배가 정말 잘 치더라. 하지만 볼넷을 내주는 게 더 싫었다"고 정면 승부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게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간 김광현은 공 92개로 8이닝을 채우며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6승(2패)째를 따냈다. 볼넷은 단 1개만 내줬고, 삼진은 6개를 잡았다.
SK는 김광현의 호투 덕에 한화를 5-1로 눌렀다.
3회 최진행에게 내준 홈런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일단 구위가 압도적이었다. 김광현은 최고 시속 152㎞의 직구와 144㎞까지 찍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고, 구속을 시속 115㎞ 떨어뜨린 커브를 가끔 섞었다.
한화 타자들은 김광현의 빠른 공에 놀라고,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에 배트를 헛돌렸다. 커브가 날아오면 몸만 움찔했다.
김광현은 "오늘 가장 아쉬운 건, 피홈런이 아니라 (6회 이용규에게 내준) 볼넷 허용"이라고 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보고 적극적으로 던지다 보니, 공 100개 미만으로 8회를 채웠다. 8이닝은 올 시즌 김광현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이다.
SK 선발투수 김광현 |
김광현은 2017년을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통째로 날렸다.
수술 후 복귀 첫해인 2018년, SK 구단은 김광현의 투구 수를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다.
8회에도 김광현의 공에 힘이 있었지만, 완투는 하지 않은 이유다.
김광현은 "오늘 등판하기 전부터 투구 수는 90∼100개로 정해놨다. 예전 같으면 완투를 욕심냈겠지만, 지금은 차근차근히 한 계단씩만 올라가려고 한다"며 "한 경기 무리하면 그동안 쌓은 걸 잃을 수도 있다. 재활이 그렇게 힘들다"고 웃었다.
올 시즌에는 김광현이 9회를 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광현은 '적은 투구 수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법'을 터득했다. 김광현 자신도 "최소한 스트라이크를 쉽게 넣는 법은 익힌 것 같다"고 했다.
마운드를 지키는 순간만큼은 부상 전 '강속구 투수'의 위엄을 과시하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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