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 더 스포츠-93] 춘추제로 진행되는 유럽 내 각국 리그도 거의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건 한 경기.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 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 남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이다. 챔스 결승전은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아메리칸 풋볼 '슈퍼볼'이나 전 세계인의 축제 '하계올림픽 육상 100m 결승'과 함께 최고의 시청률을 내는 스포츠 이벤트이다. 우승팀에 돌아가는 순수 상금만 200억원이 넘는다. 물론,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대항전인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메가 이벤트가 있고, 월드컵이 전 세계 국가대표 팀 중 최고의 팀을 뽑는다는 점에서 어떤 이들에게 챔스는 이보다는 한 레벨 아래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 세계 축구에서 유럽축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하고, 클럽팀은 대표팀과 달리 연간 상시 운영 및 경기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축구팬들은 챔스를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세계 최고의 축구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 챔스 결승전이 드디어 3일 뒤인 이번주 한국시간 일요일 새벽(3시 45분)에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치러진다. 쇼미더스포츠는 2회에 걸쳐 이번 챔스 결승과 관련해 미리 알아두면 더 재미있게 즐길수 있을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레알마드리드 공식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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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vs 마·누·라
챔스 결승전을 예상하는 많은 전문가들과 축구팬들 중 상당수가 레알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챔스 커리어상 레알이 한 수 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챔스에서 최대 우승을 했으며, 지난 10시즌 동안 7번 4강에 올랐고, 3번 결승에 올라 3번 모두 우승한 팀이 바로 레알이다.
레알의 영원한 라이벌인 바르셀로나 또한 같은 기간 3번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했다. 라리가 소속 스페인 클럽들은 스페인 팀들 간 맞대결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결승에 올라가면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게다가 레알에는 호날두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건재하다. 올해로 33세의 노장인 호날두는 챔스 통산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챔스 한 시즌 최다골 순위 1~3위도 모두 호날두의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리그에서는 다소 주춤한 것이 사실이지만, 챔스에서의 호날두는 자신의 전성기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올 시즌에도 현재 15골을 기록해 챔스 득점왕을 예약한 호날두는 결승전에서 2골을 넣을 경우, 자신의 챔스 한 시즌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하지만, 축구의 승패가 커리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챔스에서 리버풀의 데이터 특히 공격은 매우 강력하다. 리버풀은 플레이오프부터 4강까지 14경기에서 총 46골을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단일시즌 팀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물론 전편에서 얘기했다시피 챔스의 경기방식이 바뀌어 왔고 이에 따른 경기 수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과거의 팀들과 동등한 기준에서의 직접적인 비교는 다소 힘들다.
그러나 지난 4강전 2경기에서만 7골을 넣고, 경기당 3.3골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리버풀이 올 시즌 챔스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팀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리버풀의 공격을 이끈 3인방이다. 레알에 득점 1위 호날두가 있다면, 리버풀에는 공격 트리오인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이상 10골), 사디오 마네(9골)가 있다. 이들은 호날두에 이어 득점 2~4위에 나란히 랭크되어 있다. 레알의 수비진과 골키퍼 나바스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사진=리버풀 공식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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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의 탄생, 살라
지난 십수 년간 유럽 아니 전 세계 축구를 지배했던 선수는 메시와 호날두이다. 시즌 최다골은 늘 이들의 몫이었고, 챔스에서의 메시와 호날두의 활약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호날두는 올시즌까지 5년 연속 총 6번의 챔스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메시 또한 4번의 득점왕을 기록했다. 이들은 매 시즌 40골은 기본이고, 60골까지 기록한 적도 있다. 메시와 호날두의 프로통산 골수는 각각 550골이 넘는다. 이 두 축구신은 그야말로 지난 십수 년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들의 독주체제에 이상징후가 감지되었다. 바로 모하메드 살라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살라는 올 시즌 유럽프로축구에서 가장 핫했던 선수이다. 살라는 EPL 단일시즌 최다인 32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 각종 상을 휩쓸며 EPL을 '접수'했다. 챔스 결승전과 월드컵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살라는 어느덧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에 도전하는 위치에 올라왔다. 지난 10년간 발롱도르를 수상한 선수는 호날두와 메시뿐이며, 이 둘은 정확히 5번씩 발롱도르를 차지했다.
현재 올 시즌 골수로만 따지면 메시(54경기 45골)의 뒤를 호날두(43경기 44골)와 살라(51경기 44골)가 뒤쫓고 있다. 메시는 시즌을 마쳤으며, 살라와 호날두는 마지막 챔스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두 선수 중 누구라도 1골만 보태면 메시와 동률을 이루며, 멀티 골을 기록하면 메시를 넘어선다.
살라로서는 이번주 마지막 경기가 챔스 결승전 데뷔 무대이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두 축구신 중 하나인 호날두가 지켜보고 있다. 경기결과와 자신의 활약에 따라 엄청난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누구보다도 살라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결승전은 리버풀의 부활과 함께 새로운 축구신의 탄생을 보는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
◆뉴발란스의 챔스 결승 데뷔전
메시와 호날두만큼이나 챔스에서 강력하고 특별한 게 또 있다. 바로 나이키와 아디다스이다. 이 둘은 메시와 호날두 등장 훨씬 이전부터 유럽축구를 지배해 왔다. 유럽의 아주 많은 클럽들의 유니폼 가슴에는 이 두 브랜드 중 하나의 로고가 박혀 있다. 특히 챔스 결승전에 진출하는 최고의 클럽들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지난 10년간 이 두 브랜드가 아닌 유니폼 스폰서 팀이 결승에 오른 것은 도르트문트의 '푸마' 단 한 번뿐이었다. 푸마 또한 이들보다는 못하지만, 분명 축구 메이저 브랜드 중 하나이다.
하지만, 결승전 진출 팀인 리버풀의 가슴에는 적어도 축구스폰서 시장에서는 아직은 생소한 로고가 박혀 있다. 바로 뉴발란스이다. 112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뉴발란스가 본격적으로 축구 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3년 전인 2015년이었다.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축구라는 종목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상징성과 시장성을 생각하면 무척 의외이다. 어쩌면 뉴발란스가 나름의 독특한 지위와 평판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가 되지 못했던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런 뉴발란스가 2015년에 선택한 팀이 리버풀이었다. 당시만 해도 리버풀이 전통의 명문인 것은 분명하지만, 챔스 우승을 노리는 팀은 아니었다. 물론 리버풀에 대한 평가에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다. 하지만, 하지만 뉴발란스가 축구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이 되는 지금, 뉴발란스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이제 3일 뒤면 전 세계 축구팬들이 뉴발란스의 챔스 결승 데뷔전을 보게 될 것이다. 만일 우승까지 한다면 얘기가 또 달라질 듯싶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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