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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베이스볼톡] 든든한 정우람 "세이브? 팬이 생각하는 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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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한화 투수 정우람이 9회 역투하고 있다. 2018. 4. 26.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13일 현재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의 상승세 중심에는 마지막 1이닝을 든든하게 막아주는 정우람(33)이 있다. 유독 뒷문 단속에 애를 먹고 있는 올시즌 KBO리그에서 정우람의 활약은 독보적이다. 18경기 1승 14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1위다. 방어율도 1.08로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한 1점대 방어율이다.

정우람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느린 공으로도 타자들을 능수능란하게 요리한다. 정우람은 마무리 투수의 덕목에 대한 질문에 “내가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인데 아무래도 구위 자체가 좋아야 한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지만 정작 스피드를 중요시하지는 않는다. 그의 직구 스피드는 140㎞ 초반대에 머물지만 회전수가 많아 공 끝이 묵직하게 들어온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정우람이 던지는 140㎞의 공은 그냥 140㎞짜리 공이 아니다. 타석에서 직접 보면 150㎞의 강속구 같은 느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럼에도 정우람은 “감독님의 칭찬이다. 결과가 좋아서 그런 것일 뿐이다.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준비하고 집중하겠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004년 SK에 입단해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정우람은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활약한 2012시즌부터 꾸준히 두 자릿 수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2016시즌에도 16세이브를 올렸고 지난 시즌엔 26세이브로 마무리로서 기대에 부응했다. 올시즌 초반 페이스는 단순히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세이브왕에 도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마침 한화도 지난 몇 년과 달리 좋은 성적으로 정우람에게 세이브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지난주 넥센과 주중 3연전에서 모두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고 정우람은 시즌 첫 3연투에 나서 모두 세이브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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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경기 후 정우람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런 그의 모습에 ‘세이브 조작단’, ‘기분 좋은 혹사’ 등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우람은 “최근 몇 년 간 기록에 대한 부분을 신경 쓰지도 않았는데 올해 이상하게 기록적인 부분이 많이 따라오는 것 같다. 몸은 힘들어도 기분은 좋다. 1년 동안 계속 이렇게 기회가 많이 오진 않는다. 많이 할 때도 있고 적게 할 때도 있다. 내가 나가든 안 나가든 팀이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게 제일 좋은 거다. 나 말고도 모든 선수들이 잘 뒷받침 해주고 있지 않느냐”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정우람의 말대로 올시즌엔 불펜투수들이 적게는 1이닝부터 많게는 3이닝까지 잘 막아주며 그가 든든히 뒷문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후배들의 선전은 정우람에게 반가운 일이지만 조언을 해주는 데 있어서는 적정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정우람은 “고민을 드러내는 후배들에겐 ‘그런 생각보다는 네가 가진 것에 집중해서 잘 하면 된다”고 조언해 준다. 그 외의 부분은 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선을 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시즌 전 오키나와 캠프 때 포수 최재훈은 올해 목표로 “(정)우람이 형을 세이브왕으로 만드는 것”라고 밝혔다. 정우람의 개인성적이 팀 성적과 직결된다는 것을 동료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기록적인 수치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정우람도 자신감은 드러냈다. 정우람은 “이렇게 계속 좋은 분위기로 가게 되면 팬이 생각하는 개수 만큼은 세이브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몇 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팀이 이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 잘 보낸다면 그만큼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 구대성 이후 22년 만에 한화 출신 구원왕이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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