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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한용덕 감독의 관리야구, 3위 질주의 숨은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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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경기 후 정우람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시즌 전 꼴찌 후보로 거론되던 한화가 5월 중순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달만 승률 8할의 가파른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유쾌한 반전의 숨은 원동력은 한화 한용덕 감독의 관리야구다. 눈앞의 1승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숨을 고르며 경기를 치르니 성적도 따라오고 있다.

한 감독은 13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지난 11일 NC와의 연장전 승부를 복기했다. 당시 한화는 연장 11회 혈전 끝에 2-4로 패했다. 이태양, 박상원, 서균, 박주홍 등 젊은 불펜요원들을 투입했지만 박주홍이 연장 11회 NC 노진혁에게 투런포를 맞고 말았다. 한 감독은 “(11일 NC전에)안영명, 정우람은 휴식을 주기로 했고 송은범을 투입할 순 있었다. (송)은범이는 전날 18개만 던져서 쓸 수 있었지만 참았다. 바꾸기 시작하면 결국 쓰던 선수만 쓰게 된다”면서 “패했지만 집에 가면서, 집에 가서도 ‘다른 투수들을 아꼈으니 괜찮다’고 계속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웃었다.

투수 출신인 한 감독은 원칙을 정해놓고 이에 따라 불펜을 운용하고 있다. 하루에 투구수 30개를 기준으로 잡고 30개를 넘기면 하루를 쉬도록 한다. 한 감독은 “투구수가 많지 않으면 3연투까지는 괜찮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우람은 지난 8~10일 고척 넥센전에서 3연투를 했지만 3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던졌다. 안영명도 9~10일 넥센전에서 2연투하며 3.1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졌다. 한 감독의 설명대로라면 11일 NC전에서는 송은범 외에 안영명까지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당장 1승에 연연하기보다 더 멀리 보기로 하고 인내심을 발휘했다. 불펜에 충분한 휴식을 줬기에 13일 NC전에서는 여유있게 마운드를 운영할 수 있었다. 4-0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서균에 이어 안영명을 투입했고 가볍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3연투한 정우람은 14일 휴식일까지 포함해 4일을 쉬게 됐다.

한 감독은 투수 뿐만 아니라 야수진까지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는 편이지만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트레이닝파트에서 조금이라도 안좋다고 하면 쉬도록 조치한다. (양)성우도 그래서 11일 경기 때 교체로 넣었고 어제(12일 우천취소로) 하루 쉬었다. 많이 좋아져 오늘 선발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날 좌익수, 2번타자로 선발출전한 양성우는 1회 1사에서 안타로 출루해 송광민의 안타 때 2루로 진루한 뒤 제라드 호잉의 3루 방면 내야안타 때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NC 투수 로건 베렛의 송구를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가 바닥에 흘린 틈을 타 과감하게 홈을 파고 들었다. 아킬레스가 좋지 않은 선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기민한 움직임이었다.

한화는 이날 4-0 완승을 거두며 이달 치른 10경기에서 8승 2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시즌 동안에는 144경기의 장기레이스가 펼쳐진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그러나 지금 한화 선수들은 감독의 관리를 받으며 최대한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다. 이전 한화와 가장 달라진 점이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한화가 괜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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