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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고졸 신인보다 못한 KT 로하스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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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로하스가 3회말 헛스윙 후 아쉬워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빅 프라블럼(Big problem)이라고 했죠.”

KT ‘캡틴’ 박경수(34)가 부진에 빠진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8)에게 위기의식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같은 선수 입장인데다 국적이 달라 깊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로하스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팀 밸런스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경수는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을 앞두고 “본인은 홈런을 10개나 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더라. ‘노프라블럼(No-problem)’이라기에 ‘빅 프라블럼’이라고 했다. 나부터 일단 지표 성적을 끌어 올려 놓아야 하기 때문에 긴 얘기는 못했다”며 웃었다.

실제로 로하스는 13일 현재 40경기에 출전해 10홈런 27타점 타율 0.255로 기대를 밑돌았다. 본인 말대로 홈런 10개를 쏘아 올렸지만 타점은 공동 27개에 머물러 있다. 특히 0.244에 불과한 득점권 타율은 몸값 100만 달러(약 10억 6700만원)가 과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날 경기에서도 병살타와 삼진 한 개씩을 각각 기록하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고졸(서울고) 신인 강백호가 로하스와 같은 40경기에 출전해 5홈런 21타점 타율 0.265를 기록하며 오히려 로하스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강백호의 득점권 타율은 0.385라 승부처에서는 오히려 로하스보다 강백호가 더 듬직한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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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산에서 kt와 NC의 경기가 열렸다. kt 로하스가 9회 1사 1,3루 타석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맞은 뒤 괴로워 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시즌을 치를수록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KT 김진욱 감독도 “좋아지겠지 하다가 여기(5월 중순)까지 왔다. 좋아지는가 싶으면 슬럼프에 빠지기를 반복하니 본인도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타선의 힘으로 이겨야 하는 경기가 많다. 라이언 피어밴드나 더스틴 니퍼트 모두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라 관리가 필요하다. 고영표와 주권, 금민철로 구성된 선발진은 경험 부족으로 계산이 안서고 불펜진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야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러야 약한 마운드를 보완할 수 있는데 로하스처럼 홈런 몇 개 친 것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심각하다.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황재균이나 기존의 윤석민, 유한준 등 베테랑들은 홈런 타자 보다 중장거리 타자에 가깝다. 선수 구성과 성향 등을 고려하면 의미없는 솔로 홈런 한 개보다 연결에 연결을 거듭해 빅이닝을 만들어가는 게 훨씬 중요하다. 장타 욕심을 버리고 지난해 보인 ‘스프레이 히터’의 면모를 하루빨리 되찾아야 하는 로하스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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