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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2018러시아월드컵이라는 대장정을 앞둔 ‘신태용호’의 베테랑 공백이 유독 눈에 띤다. 최근 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이 사실상 불발된 1979년생 이동국(39·전북)과 1983년생 염기훈(35·수원)은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태용호의 최고참이다. 이들은 최근까지만해도 월드컵 최종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30대 중후반의 나이지만 올시즌에도 소속팀의 주축이 될 만큼 활약이 뛰어났기 때문에 두 베테랑의 러시아행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받았다.
하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두 선참들의 러시아행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러시아행이 무산됐다. 하지만 그의 월드컵 출전 불발은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이동국은 지난 2일 “난 월드컵 출전을 통해 해외진출을 할 게 아니다. 나보다 더 큰 목표를 가진 선수들이 있다. 신 감독님 머릿속에 구상이 있을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을 발판으로 더 큰 무대로 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행이 유력했던 염기훈은 최종엔트리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 부상이 찾아와 아쉬움이 더 크다. 지난 9일 울산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갈비뼈 골절을 당해 4주 이상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염기훈은 지난 11일 SNS를 통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에 한템포 쉬고 더 오래오래 선수생활 이어가라는 뜻이라는 생각”이라면서 월드컵이라는 꿈을 사실상 내려놨다. 그러나 아직 출전 의지를 완전히 포기한 상태는 아니고 수원 서정원 감독도 그의 출전 가능성을 ‘50대50’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은 신태용 감독의 결단에 달렸다.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일부 팀들은 경기 투입이 불확실한 베테랑 선수들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들의 역할은 특별하다. 그라운드에서 활약보다는 후배들에게 멘토 구실을 해주기를 더 기대한다. 월드컵은 대회 준비 기간이 길고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특징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심리적인 불안감이 크다. 이럴 때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네고 다독여 줄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것은 큰 무기다.
이동국과 염기훈이 모두 빠질 경우 신태용호에서는 이근호(33), 이용(32), 박주호(31) 등 30대 초반 선수들이 팀의 최선참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 역시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이들이 베테랑 공백을 잘 메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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