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장수 외인’ 헨리 소사(32·LG)가 한국 입성 7년 차 전성기를 꽃피우고 있다.
23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 1위 투수는 소사(1.06)다. 세스 후랭코프(1.55), 양헬 산체스(2.32), 왕웨이중(2.58) 등 각 구단 1선발이자 리그 최정상급이라 꼽히는 투수들을 제치고 순위표 최상단에 올라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7, 피안타율 0.198, 34이닝으로 투수 부문 성적 상위 5걸에 모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비록 타선 지원이 따르지 않아 2승을 거두는 데 그쳤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5개로 공동 1위다.
내용은 더 좋다. 지난달 3월27일 잠실 넥센전에서 홈 개막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했던 게 가장 나쁜 성적표다. 이후 4경기에서 내리 7이닝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의 이름값을 했고, 그중 3번이나 무자책 경기를 했다. 주자 없을 시 피안타율도 0.208에 그치는데 주자 있을 경우 0.188, 주자 득점권에서는 0.148까지 떨어졌다.
KBO리그 3개 팀을 거쳐온 6년의 세월 동안 소사를 1선발로 바라보는 팀은 어디도 없었다. 2012~2013시즌 KIA에서는 앤서니 르루, 2014시즌 넥센에서는 밴헤켄, 2015~2017시즌 LG에서는 루카스 하렐, 스캇 코프랜드, 데이비드 허프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하는 제2 옵션이었다. 공이 빠르다는 건 분명 강점이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 날이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면서 위압감을 주지 못한 탓이 컸다. 그나마 잔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는 점 덕분에 ‘저위험 저수익’ 선택지가 됐다.
지난 비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프가 재계약 1순위였고, 그 와중에 2011~2013시즌 LG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레다메즈 리즈의 복귀가 물망에 오르면서 자칫 재계약에서 밀려날 뻔 했다. 그러나 메디컬 체크 결과 팔꿈치에 우려가 남아 리즈와의 최종 계약은 결렬됐다. 높은 몸값을 요구했던 허프는 결국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와 계약했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플랜B’였던 소사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이제 와서 보면 소사의 꾸준함이야말로 시즌 초 LG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었다. 류제국은 부상으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고, 돌아온 차우찬은 지난해 같지 않다. 임찬규와 김대현 모두 풀타임 선발 경험이 적어 항상 물음표를 달고 있는 상태. 파트너 타일러 윌슨마저 강습 타구 후유증으로 한 턴을 건너뛴다. 기존 강점인 내구성은 물론, 위압감까지 장착한 소사는 어느덧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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