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선수들이 지난달 28일 폴란드 호주프에서 열린 폴란드와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1무2패, 공격은 B, 수비는 D, 열쇠를 쥔 선수는 장현수….’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정확히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장을 누비는 방송 해설위원 10인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비라인에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면서 활기 넘치는 공격이 부실한 뒷문 때문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점쳤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1승1무1패의 반타작 승부를 예상하며 첫 경기인 6월18일 스웨덴전에서 좋은 성적을 챙길 경우 대표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16강까지 내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월드컵은 한국시간으로 6월14일 밤 12시 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펼치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15일 밤 12시 대망의 결승전까지 32일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F조에 편성된 한국 역시 6월18일 오후 9시 북유럽 강호 스웨덴과 1차전, 6월23일 밤 12시 북중미의 터줏대감 멕시코전, 6월27일 오후 11시 디펜딩 챔피언 독일전 등 3경기를 통해 국민들 시선을 모은다. 하지만 이번 대회까지 한국이 출전한 총 10차례 월드컵 본선 중 최악의 조편성이란 평가답게 해설위원들은 신태용호의 현실을 냉혹하게 바라봤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다.
본지가 김대길(KBS N), 김태륭(KBS), 김환(JTBC), 박건하(MBC), 박문성(SBS), 박찬하(JTBC), 서형욱(MBC), 이천수(JTBC), 장지현(SBS), 한준희(KBS·이상 가나다 순) 등 선수와 언론 출신, 그리고 해외 축구에 밝은 해설위원들을 총망라해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한국의 조별리그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1무2패를 꼽았다. 이어 1승2패가 3표로 2위를 기록했고, 1승1무1패로 다른 나라들과 16강을 치열하게 다툴 것이란 의견이 2표였다. 한 명은 2무1패에 표를 던졌다. 독일과 멕시코 스웨덴 등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고 한국의 경우 전력 향상 기대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승점 1~2점을 획득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배경이다.
다만 3전 전패 예상은 없었고 신 감독이 ‘필승 상대’로 꼽는 스웨덴의 약세가 거론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스웨덴은 잡을 수 있다. 스웨덴은 이미 완성된 팀임에도 개인기나 경기력에 허점이 있다”, “신 감독이 스웨덴전에 대한 준비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 승점은 따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멕시코 및 독일과 경기에서는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여겨졌다. 두 팀 중 하나라도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해설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신태용호는 지난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와 치른 두 차례 원정 평가전에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선보이며 3골을 터트렸다. 아쉽게 놓친 찬스도 많아 남은 기간 호흡을 맞추면 월드컵에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화력을 완성할 것이란 견해가 높다. 문제는 쉽게 뚫리는 수비다. 불안한 수비와 신뢰가 결여된 골키퍼들이 신태용호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로 꼽혔다. 해설위원들은 우선 한국의 공격에 대해선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예상했다. 10명 중 6명이 B-부터 B+까지 B학점(2명이 C, 2명이 D)을 줬다. “손흥민, 황희찬, 권창훈, 이재성이 만드는 공격은 젊고 활기차다. 본선에서도 잘 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수비에 대해선 냉정했다. C가 3명, D가 4명이었고, 3명은 아예 구제불능의 F학점을 부여했다. “솔직히 대량 실점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브라질 월드컵 때 문제점이었던 골키퍼 불안이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등의 심각한 우려들이 터져나왔다.
러시아에서 한국 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키플레이어로 수비수와 골키퍼를 거론한 해설위원이 많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신태용호 핵심 인물은 누구입니까’란 질문에 3명이 수비 리더 장현수, 2명이 젊은 센터백 김민재를 지목했다. “장현수가 얼마나 실수하지 않고 수비 리딩을 하는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김민재가 월드컵 레벨의 공격수를 막을 수 있을 지 궁금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골키퍼 김승규도 한 표를 받았다. 손흥민(결국 손흥민이 골을 넣어야 한다), 황희찬(황희찬의 압박과 움직임이 좋아야 손흥민도 함께 산다), 기성용(공격보다 수비가 불안하기 때문에 이를 총괄할 기성용의 역할이 막중하다), 권창훈(권창훈이 1~2선에서 맹활약하면 공격이 다양해진다)을 16강 가는 길의 핵심으로 삼은 이도 있었다.
대회 우승국 예측엔 독일의 2회 연속 정상 등극에 5표가 몰렸다. 흠 잡을 곳 없는 전력에 2진도 강하다는 점이 컸다. 젊은 선수들이 쑥쑥 크고 있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팀 프랑스가 3표를 받았고, 브라질과 스페인도 한 표씩 얻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각각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이 월드컵을 들어올릴 것으로 보는 이는 없었다.
silva@sportsseoul.com
◇러시아 월드컵 D-50 해설위원 설문조사 결과
1.한국의 조별리그 예상 성적은? ①1무2패(4명) ②1승2패(3명) ③1승1무1패(2명) ④2무1패(1명)
2.한국 대표팀의 키플레이어는? ①장현수(3명) ②김민재(2명) ③기성용 손흥민 김승규 황희찬 권창훈(이상 1명)
3.한국 대표팀의 공격 학점은? ①B(6명) ②C(2명) ③D(2명)
4.한국 대표팀의 수비 학점은? ①C(3명) ②D(4명) ③F(3명)
5.우승 예상국은? ①독일(5명) ②프랑스(3명) ③브라질 스페인(이상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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