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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선발 최소 이닝' 롯데, 알고도 못 막는 불펜진 과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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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조형래 기자] "선발진이 이닝 소화를 못 해주니까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러다가는 힘들어진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걱정이 앞선다. 팀 성적은 조금씩 페이스를 되찾아 가는 과정이다. 1승11패로 -10까지 떨어졌던 승패마진은 이제 8승14패로 -6까지 줄였다. 탈꼴찌를 노려봄직한 위치까지 왔다. 주축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들은 대부분 정상 궤도로 올라선 상황. 팀 분위기도 이제는 더 이상 가라앉지 않는다.

하지만 팀이 제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조원우 감독은 웃을 수 없다. 선발진의 떨어지는 이닝 소화력에 따른 불펜진의 과부하다.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은 총 22경기에서 105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당 평균 4.77이닝이다. 5이닝이 채 안된다는 것. 9이닝 당 볼넷은 5.40개로 유일하게 5점대가 넘어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4번에 불과하다. 이 역시 최하위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김원중, 송승준 등 토종 선발진의 역할도 미진하다. 윤성빈도 현재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지만 이닝 소화력에서는 아쉬움이 따른다. 선발승 1승은 현재 롯데 선발진을 대변하는 기록이다.

경기에 대한 부담은 결국 불펜진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현재 불펜진 소화 이닝은 89이닝으로 한화(91이닝)에 이은 최다 2위다. 이명우가 팀 내 최다인 14경기에 등판했고 뒤를 박진형, 구승민, 진명호(이상 11경기), 오현택, 손승락(이상 9경기)이 뒤를 잇고 있다.

지는 경기든, 이기는 경기든 일단 선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하자 승리조는 승리조대로, 추격조는 추격조대로 잦은 등판과 긴 이닝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지칠 수밖에 없는 요건이다. 롯데는 어쩔 수 없이 불펜 야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불펜진들도 깔끔하게 이닝을 틀어막는 것도 아니기에 교체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의 경기 당 평균 투수진을 5.27명을 사용하고 있다(선발 포함). 지난 18일 사직 삼성전 연장 혈투를 펼치며 투수진을 소모한 롯데가 이튿날 경기에서 부진했던 듀브론트를 6이닝까지 버티게 만든 것도 점점 헐거워지는 선발진과 불펜진 때문이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선발진이 긴 이닝을 소화하는 역투를 펼쳐주는 것. 하지만 이는 선수가 해줘야 하는 것이다. 사령탑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선발진을 제외하고 다른 선발 투수들을 투입시킨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우려스러운 상황이 엄습해 올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현재 불펜진이 너무 힘들어한다. 선발진 이닝 소화력이 부족해서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러다가는 결국 힘들어지고 후반에는 지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일단, "시즌을 치르면서 불펜진을 엔트리에서 말소시키면서 불펜진의 순환이 잘될 수 있게끔 할 것이다"고 임시 처방전을 작성해 놓은 조원우 감독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 선발진 이닝 소화의 키를 쥐지 못한다면 롯데 투수진의 사정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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