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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反난민-親러-극우 열풍… 헝가리 총선도 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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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D-3… 유럽 시선 집중

伊-체코 등 최근 유럽 선거 4연승… 헝가리서도 승리땐 EU 균열 심화

‘리틀 푸틴’ 오르반총리 4선 주목… 23개 야당 연합 후보 돌풍 변수

사흘 앞으로 다가온 헝가리 총선 결과에 유럽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총선은 ‘리틀 푸틴’으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3연임 여부뿐 아니라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럽 내 반난민-친러시아-극우 정당의 강세가 이어질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유럽에서 열린 오스트리아, 체코, 이탈리아, 러시아 총선 및 대선에서는 모두 반난민-친러시아-극우 성향의 정당이 승리를 거뒀다.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여당 피데스가 다수당이 되면 오르반 총리는 3연임과 동시에 4선 총리가 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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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야금야금 번지고 있는 반난민 정당 집권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미 서유럽에 맞서 ‘비셰그라드 4’(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를 이끌고 있는 오르반 총리는 1월 말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과 동맹을 맺은 국민당 제바스티안 쿠르츠와 회담을 갖고 유럽 이민자에 대한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 EU가 단일 대오를 유지해온 대러시아 제재에도 균열의 움직임이 보인다. 최근 서방세계와 러시아의 외교전으로 격화된 영국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건만 봐도 조짐을 느낄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쿠르츠 총리는 많은 유럽 국가가 시행한 러시아 외교관 추방 대열에 참여하지 않았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러시아 편을 들었고, 지난달 이탈리아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우파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는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한 정부를 비판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선에 당선되자 축하 인사를 자제했던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개헌 저지선을 넘는 피데스의 압승이 무난해 보이던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피데스는 여론조사에서 30%대 후반으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3개 야당의 야권 연대 열풍이 심상치 않다.

올 2월 20년 넘게 피데스 후보가 당선되어 온 호드메죄바샤르헤이 시장 선거에서 야당 연합 후보가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난 게 기폭제가 됐다. 이후 헝가리 지역구 곳곳에서는 좌우 이념과 상관없이 오르반 정부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반대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2일 수도 부다페스트의 중앙 지역구는 경쟁력이 큰 사회당 연합의 너사이 마르터 후보를 지지하며 지난주부터 야권 후보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집권 8년 내내 반난민 정서만 자극하는 오르반 여당에 대한 불만도 있다. 오르반 총리는 유세 기간 내내 “헝가리가 게토나 출입금지 구역이 되지 않으려면 여당을 찍어야 한다”고 외쳤고 버스 광고, TV 캠페인 모두 반난민 이야기다. 모든 정당이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뜻을 보이면서 차별점도 줄어들고 있다. 이번 헝가리 총선 결과 반난민 이슈의 폭발력이 줄어들 경우 유럽 극우 정당의 존재의 근거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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