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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월드 클래스` 정현, 세계 10위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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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22·한국체대)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특유의 백핸드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다가도 급격히 무너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오히려 출전하는 대회마다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선수가 돼 가고 있다.

정현은 28일(한국시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총 상금 797만2535달러) 16강에서 주앙 소자(80위·포르투갈)를 2대0(6대4, 6대3)으로 완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소자 역시 2회전에서 다비드 고핀(9위·벨기에)을 꺾는 등 돌풍의 주인공이 될 만한 재목이었지만 정현 앞에서는 그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정현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1시간8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정현은 올해 1월 ASB클래식부터 6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준을 16강까지 낮추면 1월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16강에 오른 것까지 7개 대회 연속이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4강 등 눈에 띄는 호성적도 기쁘지만 그 어느 대회에 나가도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이처럼 꾸준한 성적 덕분에 세계랭킹도 매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23위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정현은 이번 대회 8강 진출로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하며 다음주에는 19위까지 노려볼 수 있다. 물론 정현이 4강 이상 올라가면 그보다 더 높은 순위도 가능하고, 설령 8강에서 떨어지더라도 정현과 순위가 비슷한 8강 진출 선수인 밀로시 라오니치(25위·캐나다)와 보르나 초리치(36위·크로아티아)가 각각 4강, 우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19위는 가능하다.

당연히 상금도 많이 벌어들였다. 이번 대회 전까지 2018 시즌 총 상금 94만5741달러를 기록 중이던 정현은 8강 진출로 16만7195달러를 확보하며 2018 시즌 총 상금만 해도 벌써 111만2936달러(약 11억9000만원)에 달한다. 프로 통산 총 상금으로 보면 281만5144달러(약 30억900만원)로 3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다만 정현이 바라는 것은 우승이다. 마침 이번 대회 8강에는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6위·아르헨티나)와 케빈 앤더슨(8위·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는 톱10에 드는 선수가 없어 정현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우선 넘어야 하는 정현의 8강 상대는 키 208㎝ 장신 선수인 존 이스너(17위·미국)다. 정현보다 20㎝나 큰 이스너는 그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서브가 강점인 선수로 2012년 세계 9위까지 올랐던 바 있다.

그래도 지난 19일 BNP파리바오픈 8강에서 상대했던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에 비하면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 이스너와의 상대 전적은 1승2패로 열세지만 가장 최근인 1월 ASB클래식 16강전에서는 2대1로 이스너를 꺾고 그를 시즌 첫 8강의 제물로 삼았던 좋은 기억도 있어서다.

이를 의식하고 있는 이스너는 8강에 진출한 뒤 "정현은 마법의 물약이라도 찾은 것처럼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매우 힘든 경기가 될 것 같아 최선을 다해 맞붙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현 역시 "서브가 워낙 좋은 선수를 만났으니 리턴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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