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재활기간 기른 25cm 모발, “소아암 환자 기부” 복귀전 뒤 잘라
SK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이 25일 복귀경기(5이닝 무실점 승리) 등판 뒤 미용실에서 팔꿈치 수술 재활기간 동안 길러온 머리를 자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광현이 머리를 자른 뒤 모습. SK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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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위에 534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에이스는 기다렸다는 듯 첫 공부터 시속 150km 빠른 공을 포수 미트에 꽂아 넣었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복귀하기까지 1년 반 가까이 자르지 않은 머리가 특유의 광속구가 손을 떠날 때마다 세차게 휘날렸다.
25cm를 훌쩍 넘긴 그의 머리카락은 지난해 내내 인천 강화에서 재활에 힘을 쏟았던 인고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추억(?)이다. 지난해를 통째로 쉬면서 김광현은 개막전에 등판하겠다는 일념으로 고된 재활 과정을 참고 견뎠다. 끝없이 자라는 머리가 긴 재활을 잘 버텨낸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었던 셈이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트레이 힐만 감독이 소아암 환우에게 기부하기 위해 머리를 기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선뜻 기부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침내 26일 문학구장에 오른 김광현은 5이닝 동안 피안타 3개, 볼넷 1개만 내준 채 삼진 6개로 롯데 강타선을 간단히 제압하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는 김광현의 모습은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추억으로 남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김광현이 미리 예약해 놓은 미용실로 직행했기 때문. 투구하는 데 불편함이 있어 단호히 이발을 결정했다. 김광현은 “머리를 다시 기르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긴 머리를 직접 보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은 당분간 힐만 감독이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기부조건(25cm 이상, 파마·염색모 불가)을 충족시키지 못한 힐만 감독은 한동안 더 머리를 길러야 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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