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칠리아 섬 카타니아 검찰은 지난 17일 아프리카 난민 216명을 태운 채 시칠리아 섬 포찰로 항구에 입항한 스페인 자선단체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의 선박을 몰수하고, 선장과 이 단체 관계자 2명을 불법 난민 교사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
지난 1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난민 200여 명을 태운 스페인 난민구조 단체 프로악티바의 선박이 입항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프로악티바는 해당 배가 시칠리아 섬에 들어오기 전 지난 15일 리비아를 출발한 난민들을 공해상에서 구조하던 중 무장한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접근, 난민들을 내놓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위협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배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와의 대치가 마무리된 뒤에도 하루 이상을 더 바다에서 기다린 뒤에야 이탈리아 측으로부터 입항 허가를 받아 17일 비소로 이탈리아 시칠리아 항만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심하게 병이 난 생후 3개월 난 아기와 이 아기의 엄마는 긴급 치료를 위해 몰타 해안경비대에 의해 몰타로 먼저 이송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프로악티바의 난민 구조선은 해당 단체가 소속된 나라인 스페인 당국의 지휘를 받거나, 구조가 일어난 지점에서 더 가까운 항구인 몰타로 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당초 이 선박의 이탈리아 진입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이래 6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쏟아져 들어온 탓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이탈리아는 불법 난민 억제를 위해 작년 7월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협정을 맺고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난민 밀입국 선박 단속 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고, 이 덕분에 작년 하반기부터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난민 수는 전년 대비 3분의 2가량 감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와 함께 지중해 난민 구조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해온 NGO가 과도한 구조활동을 펼치지 못하도록 NGO가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행동 규약을 제시하는 등 NGO도 함께 압박해왔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 같은 이탈리아의 난민 억제 정책으로 인해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리비아에 발이 묶인 채 폭행, 고문, 강간, 강제 노역 등 인권 유린에 처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불법 난민을 모두 송환하겠다고 공약한 극우정당 동맹, 난민 송환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등 강경 난민정책을 천명한 정당들이 약진, 이탈리아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반난민 정서를 반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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