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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5주년 ‘나 혼자 산다’ 롱런 이유? 짠내나도 유쾌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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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방송이후 MBC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싱글ㆍ기러기 아빠 등 밀착 관찰

연예인 뿐 아니라 각계 스타 등장

나홀로족이라고 처량하지 않아

혼자서도 잘 사는 모습에 공감
한국일보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무지개 회원들은 실제로 절친한 사이로 발전하며 더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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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 곳에서 팬미팅을 했는데, (그 때보다 기자들이) 3배 정도 더 오셨네요. 하하.”(방송인 전현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4년째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방송인 전현무가 빼곡히 찬 객석을 보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현무는 “MBC의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결혼도 선택’이 된 시대에 혼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는 MBC 입장에선 기특한 프로그램이다. 파업과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종방 등 MBC 예능프로그램이 수난을 겪는 와중에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예능프로그램의 새 전형을 제시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나 혼자 산다’는 연예인의 생활을 밀착 관찰하는 방식을 처음 선보이며 ‘관찰 예능’의 유행을 주도했다.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이 ‘나 혼자 산다’의 영향을 받았다. ‘혼밥’과 ‘혼술’ 문화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1인 가구의 삶을 조명하며 나홀로족의 문화를 주류로 끌어내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는 노총각이거나 기러기 아빠인 스타들의 짠내 나는 일상을 안방에 전하면서 출발을 알렸다. 그룹 장미여관의 육중완, 기타리스트 김도균, 무명 가수 황치열 등의 홀로 생활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엇비슷한 처지의 인물이 등장하며 한때 시청률이 4%대까지 떨어졌다. 2016년 제작진과 ‘무지개 회원’(출연자를 일컫는 프로그램 내 용어)이 교체되면서 ‘나 혼자 산다’는 재도약에 성공했다. 집을 주점처럼 꾸민 개그우먼 박나래의 ‘나래바’는 타 방송의 개그 소재로도 쓰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인 가구의 삶을 자기만의 취미를 즐기고, 주변 사람과 소통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묘사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국내 1인 가구(2016년 기준 540만 가구)가 폭발적으로 느는 등 외적 요소도 프로그램 인기에 한 몫 했다.

장소와 인물,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연예계 스타뿐 아니라 배구선수 김연경, 웹툰작가 기안84 등 여러 분야의 유명인까지 ‘무지개 회원’으로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나 혼자 산다’의 황지영 PD는 “‘나홀로족’이 처량한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살고, 당당한 삶의 양식으로 트렌드가 변했다”며 “다양한 출연자 섭외가 가능해 프로그램이 계속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황 PD는 “게스트 선택 기준은 대중이 궁금해 하는 인물이 1순위”라며 “직군과 연령대도 다양하게 고려해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형식과 출연자 등에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은 ‘나 혼자 산다’의 더 오랜 장수를 예감하게 한다. 최근 ‘나 혼자 산다’는 ‘무지개 회원’들의 공동체 형성에 초점을 맞추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에 비치는 스타들의 관계가 그들의 실제 삶에도 영향을 미쳤고, 리얼리티가 프로그램 안에서 힘을 더욱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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