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 셋은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범경기가 한창인 현재 전열에서 이탈했다는 점이다. 임기영(KIA)이 어깨 통증, 박세웅(롯데)과 장현식(NC)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임기영과 장현식은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 등판하지 못해 조기 귀국했다. 박세웅은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남아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아직 쌀쌀한 한국보다 날씨가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드는 게 더 현실적이긴 하다.
왼쪽부터 APBC에서 활약한 박세웅 임기영 장현식. 사진=MK스포츠 DB |
이들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모두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개막 이후라도 공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돼야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빨라야 4월, 늦으면 5월 이후가 될지 모른다.
이들의 이탈로 버두치 리스트가 다시 화두에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만 25세 이하의 젊은 투수가 전년도보다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면 부진이나 부상이 찾아온다’는 주장이다. 짐 버두치의 이 가설처럼 셋은 직전 시즌에 비해 많이 던졌다. 가장 맏형인 임기영은 2016시즌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지난 시즌에도 중반 폐렴으로 입원하며 전열에서 이탈한 적이 있다. 그래도 118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을 거뒀다. 특히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로 짠물피칭을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1군 4년 차를 맞는 박세웅은 2016시즌 139이닝에서 지난해 171⅓을 던졌다. 12승으로 롯데 토종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 장현식은 2016시즌 76⅓이닝에서 134⅓이닝으로 이닝수가 늘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을 거뒀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이닝수 뿐만 아니라 투구수도 많았다. 박세웅은 지난해 총 투구수가 2812개로 전체 투수 중 11번째로 많이 던졌다. 국내선수 기준으로는 5위다. 양현종(KIA) 유희관 장원준(이상 두산) 차우찬(LG) 등 각 팀 에이스급이 박세웅의 앞에 있다. 장현식도 2488개로 전체 투수 17위에 해당한다. 많은 이닝과 많은 투구수가 결과적으로 부담이 된 셈이다.
이들의 이탈은 한국 야구 전체로 봤을 때도 손해다. 최근 프로야구는 쓸 만한 젊은 선발투수 기근이 큰 문제다. 지난해 이들 셋의 등장으로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에이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부상을 당하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결국 영건 선발들을 어떻게 관리할 지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충분한 휴식과 체계적인 컨디셔닝 프로그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팔꿈치나 어깨 등 투수들에 많이 나타나는 부상은 많이 던져서 나타난다는 게 정설이다”라며 “모든 젊은 투수가 예년보다 많이 던졌다고 모두 부상을 당하는 것도 아니기에 개개인의 피칭 동작을 살펴봐야겠지만 아무래도 많이 던지면 부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맞다. 이들 세 투수도 포스트시즌과 APBC를 거치면서 휴식기가 짧은 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으면 회복력이 빠르겠지만, 급격하게 많이 던지면 몸에 탈이 나기 마련이다. 결국 젊은 투수들 개개인에 회복 프로그램이 나와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는 구단의 투자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각 구단별 컨디셔닝 파트나 트레이닝 코치의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 또 기술파트와의 협업도 필수적이다. 최 위원은 “류현진과 같이 신인시절부터 200이닝을 던지며 몇 년 동안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는 드물다”며 “젊은 선발 기근문제는 각 파트가 모두 모여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