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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고요 속 불린 이름 하나 하나…미국전 향하는 아이스하키 팀의 ‘정중동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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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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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평창 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린 강릉 하키센터. 일본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대표팀 서광석 감독은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그리고 준비한 메모를 꺼내 4년간 대표팀 사령탑으로 담아뒀던 마음을 읽었다.

서 감독이 그날 라커룸에서 했던 행동은, 선수들은 통해 알려졌다. 서 감독은 지난 11일 체코전마저 승리해 2연승을 달린 뒤 그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손사래를 치며 메모 공개를 미뤘다. 대회 개막 뒤 이제 과정일 뿐인데, 조심스럽게 준비한 내용까지 과도하게 조명을 받아 선수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혹여라도 올림픽이라는 무게감에 위축되거나 반대로 들뜨지 않고 차분히 경기에 임해주기를 바랐다. 메모에도 그런 내용을 담은듯 얘기했다.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축제를 벌이듯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관중석의 환호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경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냉정하려 애쓰고 있다. 13일 벌이는 예선 최종 미국전을 앞두고는 더욱 더 치밀하게 경기에 임하려 하고 있다. 사실, 조 1위를 다투는 상대인 미국은 아직 넘기 힘든 큰 벽 같다.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그래서 서 감독과 선수들은 상대의 작은 틈을 찾아 크게 만드는 집중하고 있다.

서 감독은 “진짜로 힘든,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 같다. 미국을 이긴다면 상대조(A조)에서 올라오는 팀 중 캐나다와는 만나지 않지만 어느 팀이 와도 우리가 월등하지는 않다. 체코전처럼 또 드라마를 써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냉정함 속에서도 조금씩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주장 한민수는 “사실, 미국은 친선경기를 해보려해도 우리를 잘 끼어주지도 않을 정도지만, 캐나다와는 친선경기를 하며 쌓은 경험이 있다”며 “캐나다와 경기할 때도 처음에는 하프라인 넘기도 버거웠지만, 지금은 균형 있는 경기가 되고 있다. 득점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이 4-1로 꺾은 일본을 10-0으로 무참히 눌러버린 강호 중 강호지만 이에 대해서는 선수들은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골리 유만균은 “미국전이라고 당연히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이 미국전에서는 스피드에서 밀려 완패한 것 같은데. 일본에 비하면 우리가 스피드부터 여러면에서 한수 위이기 때문에 다른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릉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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