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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신명철의 스포츠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 필드하키(2)…1958년 도쿄 AG 동메달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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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일제 강점기, 특히 1930년대에 열린 전조선종합경기대회(오늘날의 전국체육대회)에서는 하키 종목을 찾아볼 수 없다. 조선체육회는 제16회 전조선종합경기대회를 1935년 10월 개최했는데 이 대회에서는 지난 대회의 육상과 축구, 농구, 야구, 정구 등 5개 종목에 유도와 씨름, 역기(역도), 검도 등 4개 종목을 추가했다. 또 1936년 8월에 열린 제17회 전조선종합경기대회에서는 수상(수영)과 권투(복싱), 탁구 등 3개 종목이 추가됐다. 일제에 의해 조선체육회가 해체되기 전 마지막으로 열린 1937년 제18회 전조선종합경기대회에서는 야구를 빼고 배구를 새로 넣었다. <1편에서 계속>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더불어 체육계도 활기를 찾으면서 종목별 경기 단체 창립이 줄을 잇는 가운데 하키는 1947년 6월 조선하키협회(회장 정일형)를 결성했다. 이때는 각종 단체 이름에 아직 ‘대한’이란 말이 들어가지 않았다. 창립 멤버는 일본 유학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었다.

그해 10월 개최된 제2회 조선올림픽대회(전국체육대회라는 명칭이 정착되지 않았던 때인데다 1948년 런던 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이 조선올림픽대회라는 대회 명칭으로 나타났다. 이 대회는 제28회 전국체육대회로 보면 된다)에서 시범경기로 이 땅에서 첫 하키 게임이 펼쳐졌다. 이어 1957년 재일 동포 팀의 고국 방문 경기는 하키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됐고 1958년에는 국제하키연맹과 아시아하키연맹에 가맹해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발판을 마련했다.

1957년 9월에는 대한필드하키협회로 이름을 바꿨고 이어 1966년 다시 대한하키협회로 개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키는 보급은 늦게 됐지만 1950년대에 이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메달을 딴 빛나는 역사를 자랑한다. 이 무렵에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단체 구기 종목 메달을 획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한국은 아시아경기대회에 첫 출전한 1954년 제 2회 마닐라 대회 축구에서 은메달을 땄고 1958년 도쿄 대회에서는 하키가 동메달, 축구가 은메달, 배구(9인제)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서는 축구가 은메달, 농구가 동메달을 획득했고 배구가 은메달 3개(6인제 여자, 남녀 9인제)를 얻었다. 이런 형편에 이들 종목에 견줘 보급 역사가 훨씬 짧은 하키가 메달을 땄으니 체육 관계자들이 놀라워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상황을 대한체육회 70년사는 아래와 같이 전하고 있다. 원문 그대로 옮긴다.

“재일교포로 구성된 하키팀은 가슴에 조국의 상징을 달고 메인 스타디움을 종횡으로 질구(疾驅, 질주와 같은 말)하면서 2위 인도, 1위 파키스탄 등 전통적인 필드하키 강호와 싸워 3위를 획득했다. 특히 이들이 세계 최강의 인도 팀을 상대로 선취 득점을 올리는 등 세계 하키사에 기록될 성적을 거둔 사실과 재일 교포의 성원 속에서 일본 팀을 격파한 사실은 교포 관중을 열광케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이 기록에 부연 설명을 하면, 당시 대표 선수는 전원 재일 동포였다. 한국은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3-2로 물리치며 기세를 올렸다. 2차전에서 1948년 런던, 1952년 헬싱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3연속 챔피언인 세계 최강 인도와 맞붙어 선제골을 넣는 등 분전한 끝에 1-2로 졌다.

하루 뒤 곧바로 3차전에서 또 다른 세계적인 강호 파키스탄(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은메달, 1960년 로마 올림픽 금메달)을 맞아 체력의 문제를 드러내며 0-8로 완패했다. 그러나 또다시 하루 뒤 만난 홈그라운드의 일본을 2-1로 누르고 골득실차로 순위를 가린 파키스탄과 인도(이상 3승1무)에 이어 3위(2승2패)에 올랐다. 일본은 1무3패로 꼴찌로 밀렸다.

하키는 모든 경기가 6년 뒤 올림픽 주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일본 스포츠의 심장으로 불리는 요요기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이 일본을 물리쳤을 때 요요기국립경기장의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대한체육회 70년사에 잘 표현돼 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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