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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POP초점]"이대로 수사 종료"..故조민기 피해자들, 누가 위로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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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박서현기자]

헤럴드경제

=사진공동취재단


조민기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겨진 조민기의 피해자들은 큰 용기를 내 고백한 이유를 상실했다.

12일 오전 6시 30분 서울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故조민기의 발인이 진행됐다. 발인은 유족들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뤄졌다.

전세계적으로 퍼진 미투 운동이 우리 나라에서도 힘을 가지게 되고 거의 초반에 대중들에게 알려진 사람은 배우 조민기였다. 조민기는 자신이 조교수로 부임 중이던 청주대학교의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4시 5분께 서울 광진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옆 개인창고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이던 충북지방경찰청은 배우 조민기를 12일 경찰에 소환 조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민기의 사망에 이 수사 건은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상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에 해당돼 이대로 종료되고 말았다.

보상을 해줄 대상자가 사라지면서 피해자들의 미투는 힘을 잃고 말았다. 지난 2월 20일 신인 연극배우 송하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실명을 공개하고 앞장선 바 있다. 이는 실체는 없고 소문만 무성하던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뚜렷하게 만들어준 중요한 증언이었다. 이를 계기로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은 물론 다른 배우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줄줄이 등장해 미투운동을 적극 지지해왔다. 이를 시작으로 미투 운동은 국민들에게 연예계의 나쁜 부분들을 정화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다.

그러나 조민기가 세상을 떠남으로서 미투 운동이 주춤하게 된 것은 물론 피해자들은 또 다른 마음의 짐을 얹고 살게 됐다. 조민기에게 피해 입은 사실을 널리 알리고 피해 보상은 물론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것이 사과를 넘어서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루어지면서 더 큰 상처로 남게 될 확률이 생겼기 때문.

모든 이의 죽음은 안타깝고 슬프기 마련이다. 그러나 조민기의 피해자들이 용기내 입을 열은 것에 대한 대가를 이루지 못한 것은 누가 보상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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