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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빅리거 꿈 이어가는 배지환, 한미 전문가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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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애틀랜타의 불법계약 사건에 휘말려 계약이 무효된 경북고 배지환이 KBO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은 청소년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배지환. 사진 | 배지환 SNS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큰 고비를 넘기고 빅리거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국제미아 위기에 처했던 배지환(19)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타격과 주루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우여곡절 끝에 전세계 최고 야구선수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피츠버그 구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파이어리츠 프로스펙트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배지환이 피츠버그와 입단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한국야구위원회(KBO)에 KBO리그 육성선수 입단을 원한다며 가처분을 신청하고 일본 독립리그 입단도 고려했던 배지환의 행선지는 다시 미국이 됐다.

배지환은 2018 신인 드래프트 당일인 지난해 9월 11일 메이저리그(ML) 진출을 선언했고 며칠 후 애틀랜타와 계약했다. 그러나 애틀랜타의 국제 유망주 이면계약 리스트에 포함되며 지난 11월 ML 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계약이 파기됐다. ML 사무국은 애틀랜타에 중징계를 내리는 한편 배지환을 포함해 애틀랜타와 계약한 총 13명의 선수들에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줬다. 애틀랜타를 제외한 ML 어느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배지환과 함께 계약이 파기됐던 선수들 대부분이 ML에서 새 팀을 찾은 상황이다.

이제 바통은 다시 배지환에게 넘어갔다. 그동안 수많은 한국 고교 유망주들이 빅리그를 바라보고 도전장을 던졌지만 21세기 들어 ML 무대에 오른 경우는 추신수와 류제국, 최지만 밖에 없다. 대부분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은 치열한 내부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야구를 접었다. 기량 향상 뿐만 아니라 현지 적응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이들에게 너무나 높은 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배지환은 잠재력만 놓고 봤을 때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전통의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 또한 배지환을 애틀랜타가 영입한 국제 유망주 13명 중 다섯 번째로 재능이 뛰어난 선수로 꼽았다. 공수주 모두 뛰어난 만능 유격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애틀랜타 스카우트 또한 배지환을 워싱턴의 주전 유격수 트레이 터너(25)와 비교하기도 했다. 2015시즌부터 빅리그 무대를 밟은 터너는 2017시즌까지 3년 동안 198경기에 나서 통산 타율 0.304 25홈런 81도루 86타점 13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40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야구 관계자들의 평가는 보다 냉정했다. 수년째 고교 유망주들을 관찰하며 영입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배지환을 두고 “좋은 선수임은 분명하다. 드래프트에 나왔다면 분명 1라운드에서 지명됐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유격수로 프로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유격수보다는 스피드를 살려 외야수로 전향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타격의 정확도나 스피드 같은 부분에서는 넥센 이정후가 연상된다. 배지환도 이정후처럼 외야수로 나서는 게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드래프트에서 배지환 영입을 고려했던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타격시 정확도는 뛰어나지만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하는 느낌이었다. 프로 무대에 나서기 전에 오른손으로 쳐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우투좌타인 배지환의 우타자 전향을 고려하면서 “스피드가 뛰어나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많을 것 같다. 유격수를 고집하기 보다는 다른 자리도 열어 놓는 게 미국에서 상위리그로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물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ML 무대를 밟지 못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점은 앞으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와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애틀랜타에서 피츠버그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배지환의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점을 찍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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