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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현역 마지막 우승' 김주성이 흘린 첫 눈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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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원주 DB 김주성이 우승을 확정한 직후 열린 기념 행사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KBL



[원주=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우승 후 눈물 흘린 건 처음이다.”

현역 은퇴 전 마지막 시즌이기에 그랬을까. 숱한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김주성(39·원주 DB)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김주성은 11일 홈인 원주에서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팀이 서울 SK에 패하면서 깔끔하게 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우승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보상받기에 충분했다. 기념 티셔츠로 갈아입고 코트에 나온 김주성은 후배 선수들과 함께 현역 마지막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후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김주성의 감정은 격해졌고 결국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전성기는 훌쩍 지났지만 이번 시즌에도 김주성은 팀에 없어선 안 될 기둥이었다. 팀이 치른 53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2분 46초를 뛰며 팀에 공헌했다. 주로 경기 후반 지친 선수들을 대신해 투입돼 조커로서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경기에서의 공헌도 뿐만 아니라 라커룸에서도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최고참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이끌었다. DB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이와 (윤)호영이가 중심을 잘 잡아줬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갔기 때문에 위기에서 덜 흔들리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김주성에 대한 고마움을 밝혔다.

경기 후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나타난 김주성의 첫 마디는 “통쾌하다”였다. 그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고 편견을 버릴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부터 편견을 깨뜨리며 선수들을 믿어주고 기회를 줬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팀 전력을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8~9위만해도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라운드에 3승만 따자는 목표를 잡았는데 우승까지 했다. 이번 시즌엔 후배들을 이끌면서 성장시키고 은퇴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후배들이 나를 이끌어 성장시켜줬다. 정말 축복받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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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김주성(가운데)이 우승 확정 뒤 열린 기념행사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KBL


김주성이 현역 생활하면서 우승 후 눈물을 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눈물의 의미가 궁금했다. 김주성은 “우승을 하니 감정이 북받쳤다.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식스맨 선수들의 비애를 많이 느꼈다. 이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식스맨으로 뛰면서 선수들과 소통이 더 잘됐고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행복했고 좋았다. 앞으로는 이런 기분을 느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정규리그 우승을 만끽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주성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통합 우승을 노린다. 김주성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플레이오프는 변수가 많다.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에 의해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그런 묘미가 우리 팀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미있게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주성의 현역 시계가 통합 우승의 기쁨과 함께 멈추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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