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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한국은 '아이돌 놀이터'… 이적도 日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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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첫 앨범 내며 본격 일본 진출, 작년 이승환·국카스텐도 공연 매진

록·재즈·크로스오버 시장도 '노크'… 일본팬들, 'K팝 아닌 韓 음악' 관심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다음 달 일본에서 베스트 앨범을 발매하며 본격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고 최근 밝혔다. 아이돌이 아닌 국내 뮤지션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적 측은 "일본은 국내보다 장르 다양성이 큰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에 기대 아이돌 위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해왔던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시장 크기와 다양성에 기대를 걸고 일본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승환은 2016년 3월 첫 일본 공연과 지난해 5월 도쿄와 오사카 콘서트를 모두 매진시켰다. 록밴드 국카스텐도 지난해 6월 연 도쿄 단독 공연 티켓이 예매 개시 5분 만에 동이 났다. 재작년 '오리엔탈 디스코 특급'으로 일본 데뷔한 5인조 밴드 술탄오브더디스코는 지난해와 올해 1월 도쿄와 고베, 후쿠오카 등에서 성공리에 투어 콘서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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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일본에서 첫 앨범을 발매하고 일본 음악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이적. 아이돌 외에는 살아남기 어려운 한국에서 이웃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뮤지션들이 늘고 있다. 일본 음악 팬들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K팝 아닌 한국 음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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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조원 규모로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일본 음악 시장은 아직까지도 음반 위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소비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 음악산업시장은 디지털음원 비중이 58%인 데 비해 일본은 17%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음악 산업의 디지털음원 평균 비중인 46%보다도 현저히 낮다.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일본엔 작년 기준 2184개의 음반판매점이 영업 중이다. 시부야와 긴자 같은 도쿄 번화가에는 건물 두 개 층을 쓰는 타워레코드 같은 대형 매장도 성업 중이다. 물론 6~7층 건물 전체를 쓰던 과거에 비해서는 축소된 규모다. 재즈와 클래식도 일본 음악 시장의 3%를 차지한다. 스트리밍으로 소비되는 아이돌 외에는 살아남기 힘든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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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친 밴드 술탄오브더디스코. /붕가붕가레코드


실력은 인정받았으나 국내에서 살아남기 힘든 음악도 일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 고희안이 이끄는 고희안 트리오도 지난해 10월 일본 후쿠오카 첫 투어에 성공했고, 오는 22일부터 구마모토 지역을 추가한 2차 투어에 나선다. 고희안은 "보컬 없는 재즈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국내와 달리 전 세계 재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엔 마니아층이 두껍다"고 말했다. 뮤지컬배우 고훈정, 테너 김현수, 베이스 손태진, 가수 이벼리로 구성된 남성 4중창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도 지난해 11월 정규 2집 앨범 '클라시카'를 일본에 발매하고 데뷔 쇼케이스를 가졌다. 크로스오버 시장 역시 일본이 국내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피아, 로다운30, 위아더나잇 등 국내 록밴드 100여 팀의 음반을 유통 중인 올드레코드 이용원 대표는 "한국에서 비주류가 된 록음악이 일본에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10~20대들이 소셜미디어에 친숙해지면서 K팝 아닌 한국 음악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국내 뮤지션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 팬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한국음악을 접하면서 한류 시장이 자연스레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대표는 "저가 항공과 유튜브 덕분에 일본 진출 비용 부담이 많이 줄었다"면서 "이제 한국 뮤지션에게 일본은 접근성과 다양성을 갖춘 최적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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